"누굴 위한 친선골프대회냐?"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이하 협회)가 제1회 협회장배 친선골프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회원사들의 불만을 사는 등 잡음이 일고 있다.
치료재료 인하ㆍ의료기기 인허가 규제 강화는 물론 경기침체에 따른 수익악화 등으로 의료기기업계가 내외부적 어려움에 처해있는데 굳이 고액의 상품을 걸고 친선골프대회를 개최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는 것.
협회는 내달 5~6일 양일간 강원도 한솔 오크밸리에서 제10회 정기 워크숍과 함께 제1회 협회장배 친선골프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협회 회원사들에 따르면, 친선골프대회는 회원사 임직원, 식약처ㆍ복지부 등 유관기관 및 의료기기 분야 관계자 등 60명을 모집해 15개 팀을 꾸려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협회는 친선골프대회 우승자와 참가자들을 위해 총 750만원에 달하는 금패 및 상품을 내걸었다.
친선골프대회 예산은 상품과 더불어 그린피ㆍ카트비, 식음료비, 초청자 지원비, 진행보조요원 인건비 등 기타비용을 모두 합해 적어도 2500만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를 위해 협회는 참가비(1인당 23만원×60명)와 협회장 및 임원진들의 현금 또는 현물 후원으로 행사 예산을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당초 친선골프대회 참가자를 80명으로 예상했지만 참여율이 낮을 것 같아 60명으로 줄였고, 후원금 역시 당초 2000만원을 계획했지만 예상보다 밑돌아 상품도 크게 줄였다"고 밝혔다.
이 같은 친선골프대회 개최와 관련해 일부 회원사들은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회원사 관계자는 "협회가 자체 예산이 아닌 참가비와 후원금으로 골프대회를 개최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의료기기업계가 처해있는 어려운 현실과 경기침체 분위기를 감안할 때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회원사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친선골프대회 명분이 회원사 단합이지만 어차피 일부 회원사 대표들만 참여하는 '그들만의 잔치'가 되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특히 "협회가 진정 고민해야 할 부분은 친선골프대회 참가자와 후원금 모집이 아니라 회를 거듭할수록 내실을 잃어가고 있는 정기 워크숍"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협회 회원사들의 친선골프대회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은 내달 5일 열리는 제10회 정기 워크숍에 대한 불만에서 기인한 측면이 크다.
그동안 협회 정기 워크숍은 회원사들의 단합은 물론 의료기기 정책변화와 규제현안을 주제로 실질적인 강연과 세미나를 통해 의료기기업계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뿐만 아니라 분과별 위원회가 심도 있는 토론을 펼쳐 업계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자리도 마련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기 워크숍의 강연 주제가 재탕되면서 매년 '그 나물의 그 밥'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것이 사실.
회원사 관계자는 "매년 발표되는 주제들이 비슷하다보니 회원사들도 더 이상 협회 워크숍에 갈 필요성을 크게 못 느끼는 분위기"라며 "더욱이 올해 특강은 '현대 사회와 미디어'를 주제로 다루는데 도대체 의료기기업계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그나마 작년까지는 보험ㆍ윤리ㆍ법규 등 각 위원회가 중심이 돼 현안을 모색하는 자리라도 있었지만 올해는 이 마저도 아예 없어졌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협회 관계자는 "협회가 더 많은 비회원사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 외연을 확대하고 더욱 커 나가기 위해 워크숍 세미나 주제를 광범위하게 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더불어 "비회원사 입장에서 위원회 중심의 워크숍은 참여하기에 부담감을 느끼기 때문에 올해 워크숍의 경우 공식적인 위원회별 별도 모임을 갖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