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노환규 집행부가 흔들리고 있다. 최근 한국형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을 추진하다가 역풍에 직면한 상황에서 집행부 내부 분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노환규 회장의 최측근으로 잘 알려진 의협 이주병 대외협력이사가 11일 돌연 사직 의사를 밝혔다.
문제의 발단은 노환규 회장의 또다른 측근인 L전문위원과의 갈등. 이주병 대외협력이사와 L전문위원은 모두 전의총 출신으로 노심을 가장 잘 읽는 그룹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다.
이주병 대외협력이사는 그간 국회와의 협력 강화 업무를 전담해 왔다.
하지만 L전문위원은 10일 안철수 의원 보좌관과 만났고, 의협 집행부 카페인 'KMA 37'에 협의 결과를 올리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주병 이사는 국회 주무이사로서 안 의원실과 협의한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견해를 피력하면서 의견충돌이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얼마 전 노환규 회장이 공석인 부회장에 L전문위원을 임명하기로 한 것도 논란이 됐다.
L전문위원은 노 집행부 출범 초기부터 의협 비상근 이사를 맡아왔지만 올해 5월 경 이사직에서 물러난 상태다.
그러나 L전문위원이 부회장을 상근하지 않고 비상근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일부 상임이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최측근으로서 노 회장을 돕고 싶으면 마땅히 상근을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의협 정관상에도 의협 회장이 임명하는 부회장은 상근을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노 집행부는 지금까지 '반상근' 또는 '부회장 대우' 라는 편법을 써 왔다.
일부 상임이사들이 반발하자 L전문위원의 부회장 임명이 잠정 유보되긴 했지만 불씨가 여전한 상황이었다.
이와 관련 L전문위원은 기자가 부회장으로 복귀하느냐고 묻자 "아직 여건이 되지 않았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이에 대해 의협 관계자는 "의협 이사들이 열심히 하려고 몸부림치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하면 이사 직함을 갖고 일하는 사람은 뭐가 되느냐"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한국형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이 좌초되고, 이를 둘러싼 빅딜설과 오해가 여전해 집행부가 똘똘 뭉쳐서 돌파해야 하는 상황인데 내부에서 망가지기 시작해 걱정"이라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