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이 넘는 동안 국내 의학계의 반석을 다지며 후학을 키워온 원로 교수들이 정든 교편을 놓고 강단을 떠난다.
의학회를 이끌며 의학 발전을 이끌고 교단에서 후학을 키우던 이들은 또 다른 둥지를 찾아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메디칼타임즈가 29일 전국 주요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올해 하반기 정년퇴임 교수들을 조사한 결과 금연전도사로 알려진 박재갑 교수 등 50여명의 교수들이 8월말로 퇴임을 앞두고 있었다.
이번에 정년 퇴임하는 교수들 중 눈에 띄는 인물은 우선 금연전도사로 널리 알려진 서울의대 외과학교실 박재갑 교수다.
박 교수는 1973년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마쳤으며 2000년 서울의대 외과학교실에 부임했다.
이후 국립암센터 초대 원장으로 부임해 암센터 성장의 반석을 마련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암학회 이사장을 지낸 뒤 2010년 국립중앙의료원 원장을 맡아 최근까지 공공의료의 기틀을 세웠다.
특히 금연운동에 매진해 금연전도사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1년에는 황조근정훈장을, 2005년에는 세계금연의날을 맞아 WHO 금연 공로상을 수상했다.
암 예방 분야의 귄워자인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안윤옥 교수도 퇴임을 앞두고 있다.
1972년 서울의대를 졸업한 안 교수는 예방의학교실 교수로 재임하며 한국역학회 회장, 암예방학회 회장, 아시아태평양 암예방기구 총재, 암협회 회장 등을 거치며 활발한 학술활동을 펼쳤다.
이외에도 서울의대에서는 과학기술부 세포 응용연구 프런티어사업단장을 지낸 산부인과 문신용 교수를 비롯해 신경과 노재규 교수, 예방의학과 조수헌 교수 등이 퇴임한다.
연세의대에서는 강남세브란스병원장을 지낸 정형외과학교실 박희완 교수가 교단을 떠난다.
박 교수는 1973년 연세의대를 졸업하고 강남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과장, 기획관리실장을 거쳐 강남세브란스병원장으로 병원을 이끌었다.
또한 병리학회 이사장을 지낸 병리학교실 김태승 교수도 퇴임을 앞두고 있으며 흉부외과학회 회장을 역임한 흉부외과학교실 이두연 교수, 내과 전재윤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권오헌 교수 등이 제2의 인생을 준비중이다.
가톨릭의대에서는 국내 당뇨병학의 대부로 불리는 손호영 교수가 의대를 떠난다.
손 교수는 내과학교실 주임교수를 거쳐 2009년 가톨릭중앙의료원 의무원장을 지냈으며 당뇨병학회 학술위원장과 부회장을 거쳐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골대사학회 회장, 내분비학회 회장, 영양의학회 회장 등을 거치며 학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같은 내과학교실의 강문원 교수도 학계에서는 알아주는 권위자다.
지난 1998년 대한감염학회 회장을 시작으로 대한병원감염관리학회 회장, 대한화학요법학회 회장, 대한에이즈학회 회장, 대한내과학회 이사장으로 학술발전에 큰 족적을 남겼다.
고혈압의 전문가인 내과학교실 김재형 교수도 이번에 퇴임을 앞두고 있다. 김 교수는 한국순환기센터 소장을 지냈으며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 대한심장학회 이사장, 대한고혈압학회 회장을 맡아 학회를 반석위에 올렸다.
전국 의과대학교수협의회 회장을 지낸 계명의대 핵의학과 전석길 교수도 이번에 자리를 옮긴다. 전 교수는 경북의대를 졸업했으며 대한핵의학회 회장 등으로 활동했다.
또한 건국의대 학장, 건국대병원장, 건국대의료원장을 지낸 건국의대 소화기내과 진춘조 교수도 9월을 기해 병원을 떠나게 된다.
이밖에도 마취과학회 이사장을 지낸 고대의대 마취통증의학과 장성호 교수와 두개안면성형외과학회 회장을 역임한 동국의대 성형외과 최준 교수, 소아과학회 회장으로 활동한 순천향의대 소아과 김창휘 교수 등도 새로운 출발을 준비중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온 교수들인 만큼 준비하고 있는 제2의 인생도 다채롭다.
우선 서울의대 박재갑 교수는 향후 다시 국립암센터로 돌아갈 예정이며 연세의대 전재윤 교수는 세브란스 건강증진센터 원장으로 부임한다.
가톨릭의대 손호영 교수는 강동성심병원에 새 둥지를 틀고 정수교 교수는 양평교통재활병원 개원준비단장으로 병원 개원에 힘을 쏟게 된다.
이외 연세의대 권오헌 교수, 가톨릭의대 김형옥 교수, 충남의대 강대영 교수 등은 봉직 의사로 활동할 예정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