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감이 크다. 기대할 게 있어야 참석하지 않겠나."
몇일 전 만난 한 전문병원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 27일 열린 대한전문병원협의회 제2회 학술세미나에는 지난해 대비 회원 병원의 참석이 줄었다.
행사에 참석한 모 병원 관계자는 "작년에는 다른 병원 직원들과 인사도 나눴는데 올해는 참석률이 저조한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일까.
이날 복지부 권덕철 국장은 지난 2년간 전문병원들은 높은 의료의 질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우수한 의료진과 친절한 서비스로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며 높게 평가했다.
실제로 이날 권 국장은 전문병원의 진료실적이 다른 의료기관에 비해 우수하다고도 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전문병원의 효율성이 입증된 만큼 앞으로 정부가 적극 나서 홍보전략을 세우고 이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복지부 국장의 호언장담에 전문병원들의 반응은 영 미지근하다.
그도 그럴 것이 복지부는 전문병원 지정 이전부터 수차례 전문성을 유지하는 만큼의 수가가산 등 핑크빛 미래를 제시했지만 2년이 지난 현재까지 달라진 것은 없다.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전문병원 관계자는 "정부가 준 것은 간판 뿐이다. 혜택은 없고 지켜야할 규제만 늘어 1년 후 재지정에 응해야할 지 고민"이라고 했다.
게다가 최근 일부 전문병원과 전문병원을 표방하는 의료기관이 과대광고 및 과잉진료로 부정적인 인식까지 생겨나면서 전문병원에 대해 회의감에 빠지고 있다.
복지부에 대한 실망감은 이제 전문병원협의회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올해 학술세미나에 참석이 저조한 원인은 회원 병원의 이같은 정서가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복지부는 1년 후 실시할 전문병원에 대한 재평가에선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분주하다. 하지만 그전에 정부에 등돌린 전문병원들의 마음부터 잡는 게 우선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