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억원. 정부가 만성질환관리제 시행 후 고혈압 관리를 잘한 의원에 지급한 인센티브다.
동네의원 4928곳에 평균 약 100만원씩 돌아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4월부터 고혈압, 당뇨병에 대한 만성질환관리제를 시행하고 있다.
관리를 잘하는 의원에게는 인센티브를 주고, 환자에게는 본인부담을 감면해준다.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새로운 만성질환관리 모형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생활습관개선 서비스 수가 신설, 건강관리를 잘한 환자에게도 인센티브를 추가로 주는 방안 등이 나오고 있다.
이 제도에 참여하고 있는 의원들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가 국회에 제출한 '의원급 만성질환관리제 의원 참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만성질환관리제 참여 기관은 7967곳으로, 제도 시행 초기 3개월보다 1538곳 늘었다.
참여율은 50%가 넘는다. 가정의학과, 내과는 70~80%에 달한다.
그러나 의료계는 공식적으로 제도 시행 초기부터 꾸준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만성질환관리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 흐름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만성질환 예방 및 관리를 위한 글로벌 모니터링 구조를 개발하고 자발적 목표를 준비하고 있다.
한 내과 전문의는 "만성질환관리에 대한 롤모델이 될만한 것이 없다. 시행착오를 거쳐 우리나라만의 만성질환관리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의료계 전체를 놓고보면 고혈압, 당뇨병의 비진료과가 많기 때문에 반대 목소리가 더 높을지도 모른다. 제도에 참여하지 않는 기관이 제도를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만성질환 관리는 앞으로 우리나라 건강보험재정을 위협할 중요한 변수다. 관리만 잘하면 비용지출을 충분히 줄일 수 있다.
'만성질환=관리'라는 공감대가 있다면 이제 의료계도 적극적으로 관리를 위한 방안을 제시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