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일단 자리에 앉아 있는 대학병원 교수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발표 내용에 거부감이 있어도 이해해 달라고.
에비던스가 있는 자료도 아니고 자신이 1차 의료 현장에서 느꼈던 경험담이라는 점을 염두해 두고 자신의 주장을 들어달라고 했다.
2일 대한고혈압학회는 추계학술대회(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일차진료 현장에서의 고혈압 관리'를 주제로 한 세션을 마련했다.
양승호 전 전남개원내과의사회장은 주제 발표에서 "
고혈압 관리는 일차의료와 상급종합병원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오히려 일차의료가 더 관리를 잘 할 수 있는 여건이 많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일차의료는 충분한 상담 시간 등이 장점이다.
대학병원은 처방하는데 급급하지 않을까 싶다. 개원가의 고혈압 지식도 높다. 저만해도 고혈압 세미나를 적어도 한 달에 두 세번은 한다. 일차의료가 질적으로도 장점이 있다는 소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왜 일차의료 고혈압 관리 조절율과 치료율이 대학병원에 비해 낮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따져물었다.
▲경증고혈압 환자에서도 그런 것인지 ▲비교적 합병병이 동반된 고혈압인지 등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정확한 통계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낮은 고혈압 조절율 및 치료율 책임은 정부"
양 전 회장은 고혈압 조절률과 치료율이 낮은 원인을 의사, 환자, 정부, 학회 등 모두라고 하면서도 정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주장했다.
잘못된 의료정책이나 제도로 소진 진료를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는 "고혈압 약제 선택은 근거중심이나 적정성평가 기준에 따라 해야 하지만 저가약 인센티브제나 만성질환관리제 등 국가정책에 따라서 하기도 한다. 잘못된 의료정책이 고혈압관리를 잘못된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낮은 수가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양 전 회장은 "
수가도 문제다. 고혈압환자 진료시 1달 이상 처방해도 1만원이 못되고 보호자가 내원하면 5000원이 못된다. 돈보다는 생명이라지만 현실은 경영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솔직히 이런 상황을 고려했을 때
차라리 감기 환자가 매력이 있다. 솔직히 고혈압 환자는 시간만 많이 뺏고 (관리할 것이 많아) 피곤하다. 수가 현실화 등 한국 실정에 맞는 제도 개발이 필요하다"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