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단체들은 지난주 복지부 승진 공무원 이름을 확인하느라 바쁜 날을 보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4일 부이사관과 서기관 24명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서기관에서 부이사관으로 승진한 5명과, 사무관에서 서기관으로 승진한 19명 얼굴에 오랜 만에 웃음 꽃이 피었다.
의료단체들도 인사발령에 화답하듯 서기관을 중심으로 축하 난을 세종청사를 향해 일제히 배송했다.
세종시 이전 후 건조해진 복지부 부서들이 난 향기에 취한 셈이다.
서기관이 뭐 길래 축하 행렬이 이어진 걸까.
알다시피, 공무원 조직은 크게 주무관과 사무관, 서기관, 과장, 국장, 실장 등으로 나뉘어 있다.
서기관은 과장 전 단계 중간관리자로 필요에 따라 팀장 역할도 할 수 있다.
보건복지 정책의 허리 역할을 담당하는 예비 과장으로 어제까지 불리던 사무관과 급이 다르다는 의미이다.
한 승진 서기관은 "얘기도 안했는데 어떻게 알고 축하 난을 보낸건 지 모르겠다"면서 "예상치 못하게 많은 곳에서 축하해 미안하기도 하지만 기분은 좋다"고 말했다.
다른 서기관은 "각 단체에서 (축하 난을)왜 보냈는지 모르겠다. 쑥쓰럽다"고 표현하면서도 자리를 둘러싼 화환을 바라보며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공무원들의 가장 큰 보람은 정책 성과와 인사이다.
어제까지 정책 추진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했더라도 승진을 축하하는 작은 화분에 눈 녹듯 녹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승진을 축하하는 화환을 보낸다고 갑자기 정책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공무원 사회도 사람 조직인 만큼 어느 자리를 가든, 어떤 정책을 추진하든 한 번 더 생각하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과거 음주로 밤을 새는 의료단체의 대관업무가 개인별 대소사를 챙기는 생활밀착형으로 난의 향기처럼 은은하게 확산되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