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힘듭니다. 내놔도 보러오는 사람도 없어요."
개원 시장의 어려움을 확인하는 것이 꼭 의사의 입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최근 기자는 개원컨설팅 업체를 찾았다가 요즘의 개원 시장의 얼어붙은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모 업체 관계자는 "금싸라기 땅으로 꼽혔던 강남에서도 권리금이 없는 매물이 나오고 있다"면서 "워낙 개원 시장이 어렵다 보니 어떤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도 보러오는 사람도 없다"고 전했다.
그는 "10여년 전 개원 활황기 때는 컨설팅 업체가 우후죽순처럼 난립하며 자신이 전문가임을 자처하던 때도 있었다"면서 "지금은 그마저도 다 망하고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판교나 광교에는 건물주가 2년의 렌트프리 기간을 내걸고 원장 모시기에 나서고 있지만 별반 좋은 성과는 없다고 한다.
다른 업체 관계자도 비슷한 말을 전했다.
개원 시장의 어려움을 확인하려면 개원 컨설팅 업체의 수를 확인해 보라는 것이다.
그는 "10여년 전만해도 개원으로 성공한 원장들이 몸집 부풀리기에 사활을 걸었다"면서 "당시엔 컨설팅 업체도 많았지만 지금은 1년이 무섭게 문을 닫는 곳이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대로변을 달리다 보면 유난히 임대 현수막이 눈에 자주 들어오고 있다. 병의원이 있던 자리가 공실로 비는 경우도 다반사다.
보험과 위주로는 결국 저수가를 버틸 수 없어 이제는 비급여도 박리다매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아우성도 들린다.
저수가로 인한 치열한 생존 경쟁. 개원의 열기가 식다 못해 얼어붙어버린 현재, 그 많던 컨설팅 업체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