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일부인데다가 행위별 수가에 포함돼 있는 부분이 많아 상대적으로 외면받았던 치료재료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보건의료기술평가학회는 22일 서울대병원 치과병원에서 개최한 전기학술대회에서 '치료재료'를 주제로 별도의 세션까지 마련했다.
보건의료기술평가학회 이의경 회장은 "치료재료 비용이 건보재정 중 4%를 차지하지만 증가율은 급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고 꼬집었다.
주제 발표에 나선 고려대 최상은 교수는 '치료재료 급여관리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문제점,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했다.
치료재료는 환자 진료에 사용되는 의교기기 등 소모성 재료를 말한다. CT, MRI 등 내구성 있는 의료기기는 치료재료가 아니다.
현재 치료재료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급여목록에 등재되고 있다. 산정불가 또는 비급여 고시 품목을 제외한 모든 품목이 급여 대상으로 등재되는 식이다.
특이점은 행위별 수가에 포함돼 있어 환자에게 비용을 따로 받을 수 없는 '별도산정 불가' 품목이 있다는 것이다.
치료재료 비용이 전체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4.5% 수준으로 연평균 증가율은 8.9%였다.
치료재료 비용의 약 90%는 병원급 이상에서 쓰는 것이었다.
최 교수는 치료재료 급여관리의 문제점으로 급여 범위 내에서 별도산정 항목의 품목수와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가장 먼저 꼽았다.
별도산정 품목 수가 매년 약 1200여개씩 증가하고 있어 보험재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행위와 연관된 재료에 별도의 수가를 부여하기 때문에 경제적 인센티브로 작용해 행위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별도산정과 별도산정 불가 항목의 기준도 명확하지 않아 업체간 품목간 형평성에도 문제가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네거티브 시스템임에도 비급여 항목이 늘고 있어 환자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비급여 항목 비중은 2005년 2.2%에서 2012년 13.5%(1821개)로 급증했다.
이밖에도 치료재료의 가격수준에 대한 판단근거가 부족하고 비슷한 기능군에 대한 동일가 정책이 일반적이며, 실거래가상환제 비효율성 등이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최상은 교수는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치료재료의 정의 및 분류체계 정립 ▲등재유효기간 도입 ▲고가 치료재료 협상 및 사용량 가격 연동제 도입 ▲가치평가 방법 개선위한 전문위원회 구성 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