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그래핀과 나노입자 기술을 이용해 대장암을 진단하고 동시에 치료까지 할 수 있는 ‘다기능 대장 내시경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 최승홍(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김대형(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첨단 신소재 ‘그래핀’과 나노입자 기술을 접목해 대장암의 정확한 진단 및 치료가 가능한 내시경을 개발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내시경은 체내 질병의 가시적인 진단과 조직검사 및 병변제거 등의 간단한 시술을 위해 널리 쓰인다. 그러나 정확한 진단과 치료까지는 부수적인 절차와 시간이 필요하다. 이는 내시경의 좁은 전면에 여러 장치들이 몰려있어 추가적인 기능 구현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본 연구진(IBS 나노입자연구단)은 내시경에 그래핀 복합체를 접목하고, 나노치료입자를 고안하는 방법으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차세대 나노물질로 각광받고 있는 그래핀을 의료기기에 적용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연구팀은 그래핀과 은 나노와이어 복합체에 산화이리듐을 전기화학 증착하여 그래핀 복합체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투명소자로 내시경 렌즈 위에 부착이 가능하다.
또 물리적·화학적 성질도 우수하기 때문에 조직검사 시 임피던스와 산성도 정보를 즉시 얻어 대장암 진단을 할 수 있다. 고온·고압의 상태에서도 그 기능을 유지해, 살균 및 고주파 열치료 등이 필요한 실제 수술과정에서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
이번 연구로 함께 개발된 나노치료입자는 외부에 항체를 도포해, 특정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특성을 갖는다. 입자 내부에는 형광물질이 있어 형광영상을 이용하면 대장암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금 나노막대와 항생제를 함유한 온도 민감성 고분자는 내시경의 빛에 반응해 주변조직의 피해 없이 암세포만을 골라 치료 가능하다.
그래핀 복합체와 나노치료입자를 이용한 대장 내시경 시스템은 기존의 대장 내시경 대비 진단 정확성이 높고, 치료 시간까지 단축시켜 향후 대장암 치료의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본 연구를 통해 개발된 기술들은 로봇 수술에 접목되어 다양한 치료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