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0년전만 해도 아시아는 세계 학계에서 관심도 없는 변방에 머무른 것이 사실이죠. 하지만 이제는 확실하게 미국, 유럽과 카운터파트를 형성했어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한국 의학의 힘이죠."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 이풍렬 이사장(성균관의대)은 3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개최된 Asian Postgraduate Course on Neurogastroenterology and Motility(APNM 2016)에서 학회의 현 위치를 이같이 정의했다.
10년전 세계의 변방에 머물렀던 한국이 이제는 명실상부하게 아시아 학계를 이끄는 맹주로 거듭났다는 평가다.
이 이사장은 "지금까지 미국과 유럽이 세계 학계를 주도하면서 아시아에서는 힘없이 우리에게 맞지도 않는 가이드라인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며 "아시아인의 특성을 반영해 달라는 요구도 그저 답없는 메아리에 불과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특히 아시아에서 진행된 연구 결과는 그 어느 곳에도 게재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한국 주도의 아시아 학회가 창설되면서 이 모든 것들이 변화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일본과 중국, 홍콩 등 아시아 8개국은 아시아소화관운동학회(Asian Neurogastroenterology & Motility Association, ANMA)을 구성하며 미국, 유럽과 함께 3개 대륙 공식 단체로 발돋음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공식 학술 저널로 발간한 (Journal of Neurogastroenterology and Motility, JNM)은 2010년 발간 이후 곧바로 Pub med에 등재됐으며 2013년에 곧바로 SCI에 이름을 올리며 급성장을 하고 있다.
이풍렬 이사장은 "한국을 주도로 ANMA를 구성하고 JNM을 발간하면서 아시아 연구자들이 학계에 이름을 알리는 기회가 만들어 질 수 있었다"며 "그 결과 이제는 미국, 유럽도 공식적인 파트너로 인정하고 우리의 의견을 수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술지 구성부터 지금까지 모든 발행을 한국이 진행하고 있는 것은 우리가 아시아의 대표라는 것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라며 "한국 소화기학의 우수성을 세계가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APNM 2016에는 세계 가이드라인 위원회가 공식 부스를 마련하고 아시아인들의 연구 성과와 의견을 듣기 위해 학술 모임도 마련했다.
앞으로 발간되는 세계 소화기질환 가이드라인에 아시아인의 특성을 반영하고자 하는 의도다.
이에 맞춰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는 보다 더 연구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들을 마련하고 있다. 기존에 4개 연구회를 9개로 확대해 강화했고 Motility 연구회를 신설해 소화기 운동성 질환의 코호트 연구를 준비중이다.
생균제 및 식이연구회도 새롭게 구성해 최근 각광받고 있는 생균제와 식이의 영향을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으며 Brain-gut-axis 연구회를 통해 소화기 기능성 질환의 기본 병태생리학적 인자인 스트레스와 스트레스 호르몬 연구를 활성화하고 있다.
이풍렬 이사장은 "대한의학회로부터 8년째 연속 우수학회로 지정되는 등 비록 역사는 짧지만 연구활동에 대해서는 그 어느 곳에도 뒤쳐지지 않는다"며 "대한민국의 모범적 학회로서, 아시아의 대표선수로서 지속적인 발전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