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러간발 유방보형물 리콜 여파…대형 성형외과 20~30통씩 전화 문의
"예방적 목적 보형물 제거 불필요…가슴 성형 두려움 확산 경계"
박양명 기자
기사입력: 2019-08-12 12: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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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러간 인공유방 및 유방 확장기 리콜사태로 유방성형을 주로 하는 일선 성형외과에는 환자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성형외과 의사들은 이번 엘러간 사태가 이미 수술이 예정된 환자들의 예약 취소로까지 이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가슴 성형에 대한 두려움이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다.
앞서 엘러간은 바이오셀 텍스쳐드(BIOCELL Textured) 기술이 적용된 제품 내트렐(Natrelle) 등을 자진 회수에 나섰다.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Anaplastic Large Lymphoma, BIA-ALCL)이라는 희귀암 발생 위험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엘러간의 인공유방은 2007년 허가 후 약 11만개가 수입됐고 2016~2018년 약 2만9000개가 유통됐다.
대한성형외과학회 유방성형연구회 관계자는 "엘러간 보형물에 대한 위험성은 2011년부터 알려졌고 재작년부터 주의 깊게 보고 있다가 지난해부터는 아예 쓰지 않는 분위기였다"라며 "식약처도 일찌감치 인지하고 올해 초부터 전문가 위원회를 꾸려 회의를 수차례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실제 식약처는 지난 6월 인공유방 부작용 예방을 위한 수술 동의서 권고사항 및 가이드라인, 카드뉴스를 제작해 일선 의료기관에 배포했다.
하지만 엘러간이 문제가 되고 있는 제품에 대해 자진 회수를 결정하자 실제 유방성형 수술을 받은 환자의 불안감은 커졌고, 수술을 진행했던 병의원으로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 M성형외과 원장은 "다짜고짜 어떻게 책임질 거냐고 이야기하는 환자도 있었다"라며 "적어도 10통씩은 받고, 규모가 있는 병원은 20~30통을 받기도 한다더라"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미국 FDA와 식약처 공식 입장은 걱정은 해야 하지만 희귀질환이기 때문에 증상이 없는 환자가 예방적 목적으로 보형물을 제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며 "전화를 받는 직원들이 관련 내용을 모두 설명해주고 있다. 자세히 설명하면 대부분의 환자가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번 앨러간 사태가 성형외과 운영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 관계자는 "실제 예약 취소로까지 이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가슴 성형 그 자체에 대한 두려움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요즘은 환자가 자신이 하고 싶은 보형물 리스트를 가지고 올 정도니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작용에 대해 과한 걱정은 금물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 자체가 희귀질환이고 주로 미국, 유럽, 호주 등 백인에게 생기고 있다. 의학적으로는 유전적인 원인이 있다고 이해하고 있다"라며 "흑인이라도 백인의 피가 섞인 경우에 많이 생긴다. 동양은 부작용이 일본에서 한 케이스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형물에 100cc 이상의 물이 차면 증상을 못 느낄 수가 없다"라며 "가슴이 갑자기 커졌다고 느껴질 정도로 붓는 게 대표적인 증상이므로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성형외과학회도 공식 발표문을 내고 현장 혼란 최소화를 위한 노력을 약속했다.
성형외과학회는 "학회 차원에서 BIA-ALCL 문제점에 대한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며 이미 환자가 생긴 미국, 유럽 등 여러 국가의 사례를 참고해 환자 안전망을 구축해 왔다"라며 "이달 중 식약처와 공조해 보형물 부작용에 대한 등록관리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며 보형물 연관 이상 사례를 광리하고 장기간 추적 관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BIA-ALCL 증세가 생겨 환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했을 때를 대비해 개인 의원에서도 전문적 진단이 가능한 프로세스를 이미 구축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