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한의사 양방의료기기 사용 합법판결을 두고 촉발된 양한방 갈등이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이번 판결이 한의학의 근간을 흔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무상 연세의대 교수는 3일 메디칼타임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의사의 CT 사용이 망진(望診)수단의 하나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해석은 한의학의 존재를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일원화범의료계대책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이 교수는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이 의료계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며 "하지만 한의계 내부에서도 음양오행 이론을 부정하는 결과로, 정체성을 잃어버릴수 있다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원의 판단에 대해 "국내에서 EKG(심전계)가 정착되던 시기에 한의사들이 진맥용으로 이를 사용하려고 하다 법원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판결을 받고 무산된 사례가 있다"며 "선배의 판결도 전혀 참고하지 않은 무성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교수는 현 시점에서 의료계가 취해야할 행동에 대해 "이번 소송이 서초구에서 기린 한방병원에 CT 허가를 내주고 나중에 행정처분하는 과정에서 촉발된 문제이니 만큼 먼저 서초구청의 행정오류에 대한 손해배상을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재판부의 판결내용을 뒤집어 생각하면 오히려 한의계에 불리하고 의료일원화를 도와준 것으로 해석된다"며 "서초구청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과 아울러 의료일원화를 강력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