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사용하는 PVC 링겔백에서 인체에 유해한 환경호르몬이 다량 검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시민단체와 업계간의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31일 쓰레기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운동협의회(이하 쓰시협, 집행위원장 김재옥)가 PVC(폴리염화비닐수지) 링겔백에서 환경호르몬인 '디-에틸헥살 프탈레이트'라는 환경호르몬이 평균 18만ppm 검출됐다고 주장하자 업계가 이에 적극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디-에틸헥살 프탈레이트(이하 DEHP)는 플라스틱의 유연성을 좋게 하기 위해 첨가되는 가소제.
쓰시협은 "3개사 7개 제품(PVC제품 5개, non-PVC제품2개)을 대상으로 한국화학시험연구원에 의뢰해 DEHP 함유량을 조사한 결과 PVC제품의 경우 평균 18만ppm(최저 13만5천ppm, 최고 21만5천ppm)의 DEHP가 검출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러한 DEHP가 링겔액으로의 용출을 통해 환자의 혈관에 주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협의회측은 "DEHP가 각종 동물실험에서 생식독성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주장하며 "미 FDA에서는 공중보건 경고를 통해 어린아이나 임산부에게 DEHP가 들어있지 않은 의료기구를 사용하도록 권고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국내에서 젖병, 아이들이 입에 넣을 수 있는 완구류 등에는 DEHP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반면 대한약전에서는 DEHP만을 가소제로 인정하고 있다"고 밝히며 빠른 시일내에 규제기준을 마련할 것을 관계기관에 촉구하는 한편, 병원에서의 PVC 링겔백 구입중단을 요구했다.
여기에 대해 PVC 링겔백 제조회사인 CJ측은 PVC 백의 안전성을 강조하며 쓰시협측의 주장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회사측은 "쓰시협측이 주장하는 ‘PVC 링겔백 DEHP검출량’에 대해 식약청의 연구 결과, PVC백 내의 검체에서 DEHP는 단지 0.002~0.007ppm만이 검출됐다"고 반박했다.
이어 "세계 최대의 PVC백 생산업체인 Baxter사의 연구에서도 포도당 수액 1000ml를 36개월동안 상온에서 방치했을 때도 0.01ppm의 DEHP만이 검출됐다고 밝히며 이 같은 수치는 국제기준인 100ppm에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대한약전이 DEHP를 유일하게 가소제로 인정한다는 주장에 대해 회사측은 "대한약전 뿐만 아니라 의료선진국인 미국, 일본의 약전에서도 DEHP가 유일하게 인정된다"고 주장하며 "이는 30년간의 의료용기 사용경험을 통해 안전성이 입증됐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