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교수 자리(한양대학교 의대)를 박차고 제약회사에 들어가 화제가 됐던 이동호 삼양사 부사장.
GSK를 거쳐 삼양사 의약BU(Business Unit)장으로 12월 취임한 이래 질적 경영을 통해 좋은 의약품을 생산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이동호 부사장은 “의약품 사업에서 의사의 비중이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제약회사 출신 의사로서 처음으로 책임자가 된 만큼 좋은 본보기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국내 최초의 제약의사 출신 CEO 이동호 부사장은 인터뷰 내내 CEO라는 말을 쓰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제약회사내에서 연구개발이 중요해 질 수록 의사들의 중요성이 늘어나겠지요"라며"외국계 제약회사에서의 임상시험 유치 등의 공로가 인정받아 의약부의 책임자로 발탁된 것 뿐이지 제약회사 최초의 CEO라는 간판은 부담스럽네요"라고 겸손해했다.
하지만 의약BU장은 회장-사장-BU장 체제의 보수 색채가 강한 삼양사에서 유일하게 사장을 거치지 않고 김윤 회장에게 직접 결제받는 부서로 이동호 부사장이 실질적인 CEO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의약분야에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을 대거 확충함과 동시에 연구 개발한 제품을 제약사에 판매해 수익을 올리는 경영 전반의 일을 책임지고 있어 어깨가 무겁긴 하지만 국내에는 생소한 연구개발 전문 제약사의 틀을 만들고 싶습니다”라고 향후 계획을 밝히는 이동호 부사장의 얼굴은 열정으로 가득차 있었다.
문득 대학교에 교수로 재직할 때와 지금의 장단점이 궁금해졌다. 이동호 부사장은 진취적이고 새로운 제약회사 근무가 적성에 정말 맞고 성취감도 높지만 사랑하는 가족들과의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게 유일하게 마음에 걸리는 일이라고.
경영마인드는 꼭 갖춰야
이러한 자상함까지 가진 이동호 부사장은 제약회사에 근무하길 원하는 의사들이 자신을 선망으로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냉철하게 분석하고 있었다.
“함부로 뛰어들 분야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약회사에서 의사라는 직분은 현재 크게 메리트가 되지 않으며 회사 전반에 대한 파악과 경영마인드가 없다면 '의사선생님'도 도태될 수 밖에 없는 전쟁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동호 부사장 자신도 이를 위해 고려대학교 MBA 과정을 등록해 교수 출신 학생으로 또 다른 공부를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회사 소개를 꼭 넣어달라는 이 부사장은 “삼양사를 라면 생산업체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지요"라며 한바탕 웃음을 터뜨린다.
이동호 부사장은 "전혀 다른 기업으로 제분이나 화학분야에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금연보조 패치제 ‘니코스탑’, 항암치료주사제 ‘제넥솔’등 히트 의약품과 의료용구를 다수 개발한 회사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