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고 의료기관인 동경대병원이 환자중심 의료를 표방하며 거시적인 변화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10일 서울대병원(원장 성상철)에 따르면, 최근 동경대병원은 TF팀 성격의 '22세기 위원회'를 통해 병원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주력분야 선정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특수법인화로 국가지원에서 벗어나 독립경영의 자구책을 모색중인 동경대병원은 지난 6월 병원 발전을 위해 향후 200년을 준비하는 '22세기 위원회'를 발족하며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병원장을 위원장으로 한 '22세기 위원회'는 현재 핵심 주력분야 선정을 위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으며 선정된 분야는 내부적으로도 철저한 보안속에 오는 10월 공식발표를 예정해 놓은 상태이다.
동경대병원이 준비중인 핵심분야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환자 중심의 변화'라는 키워드 속에 16개 항목을 마련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동경대병원에 정통한 한 교수는 "동경대병원은 현재 생존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중에 있다"며 "22세기 위원회가 마련중인 핵심분야는 앞으로 동경대병원의 발전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청사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이중에는 EMR(전자의무기록)과 같은 의료정보화와 의약품 및 의료용품에 대한 물류통합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하고 "동경대병원은 의료 및 물류정보화를 앞서 시행하고 있는 한국 병원계에 높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동경대병원은 지난달말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의 의료정보화 책임자인 서정욱, 하규섭 교수 등 2명을 초청해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한국 의료정보화의 현 주소를 점검하고 양 의료기관의 발전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서울대병원과 동경대병원측은 양국의 대표적인 국립대병원으로서 의료정보화를 선도한다는데 견해를 같이하고 EMR 개발과 발전을 위한 연례적인 학술교류 프로그램 개최에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서울대병원 서정욱 교수(의료정보센터장)는 “동경대병원이 준비중인 EMR 구축을 위해 서울대병원을 방문해 진료과별 특성을 직접 체험해보는 것이 어떠냐는 제의를 했다”며 “오는 10월 동경대병원의 큰 변화에 발맞춰 임상과장 등 대규모 시찰단이 서울대병원을 찾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0년 앞을 내다보며 일본 의료계를 리더하고 있는 동경대병원의 이같은 변화는 일차적으로 법인화라는 외부요인에 기인하나, 과거 권위적인 의료기관에서 환자와 국민을 위한 병원으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의료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