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시장 개방, 대형병원의 몸집불리기, 지방 국립대병원의 암센터 유치 등 의료환경이 급변할 조짐을 보이면서 지방 사립대병원의 ‘살아남기’ 시도가 구체화되고 있다.
조선대병원은 내년 중순 약 250억원을 투입해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의 전문진료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전문진료센터에는 응급의료센터와 암센터, 심장혈관센터, 척추센터, 당뇨병센터, 수술실, 스포츠건강의학센터, 노인건강센터 등이 들어선다.
또한 질환별 협진체계를 구축해 one-stop 진료를 시행하고, 당일 수술을 활성화해 진료 및 수술시간을 단축할 계획이다.
특히 조선대병원은 PET-CT센터 가동에 들어간데 이어 내달경 과학기술부의 지원을 받아 싸이클로트론 연구소를 설립, 앞으로 암과 심장질환, 뇌질환 진단 및 치료를 특화시켜 나가기로 했다.
조선대병원 관계자는 “병원 개원 34주년을 맞으면서 진료 공간이 비좁아 리모델링에 한계가 있어 전문진료센터를 신축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조선대병원은 전문진료센터 신축 사업비를 마련하기 위해 교직원과 동문,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기금 모금 운동에도 착수한 상태다.
조선대병원이 변화를 시도하는 배경에는 의료환경의 변화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는 위기의식도 깔려 있다.
병원측은 “의료시장이 개방되고, 진료권이 겹치는 전남대병원가 지역암센터를 설립하는 등 주변 여건이 크게 바뀌고 있어 혁신이 시급한 상황”이라면서 “현 상태에 안주하지 않고 진료 특성화를 꾀해 경쟁력을 키워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사정은 다른 지방 사립대병원도 마찬가지다.
충남대병원이 지역암센터를 유치함에 따라 진료권이 겹치는 대전지역 사립대병원도 비상이 걸렸다.
건양대병원 관계자는 “의료시장 개방과 충남대병원의 지역암센터 설립 등 주변여건 변화에 따라 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중이다”고 말했다.
건양대병원은 암센터 기능을 강화하고, 일부 클리닉을 특화해 집중 지원키로 하고 구체적인 비전을 수립해 내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경북권 대학병원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영남대병원은 지난해 8월 PET-CT를 도입한 이후 1년 3개월여만에 촬영 3천례 돌파를 앞두고 있어 서울로 향하던 대구 경북권 일부 암환자들의 발길을 잡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서울권역 대학병원의 대형화와 경북대병원 암센터 유치를 계기로 위기의식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병원측은 “국립대병원들은 정부가 수백억원을 지원하기 때문에 경쟁력을 키우기가 수월하지만 사립대병원들은 수십억원을 모으기도 어렵다”면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올해 비전 선포에 이어 질환별센터를 협진체제로 개편, 환자 편의성을 제고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