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여야간의 대립으로 최종 결과물을 도출하지 못한채 막을 내렸다. 국회 본회의에 제출할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회 보건복지위는 8일 오후 1시경 인사청문회를 종료하고 4시30분경 상임위를 열어 경과보고서를 채택할 방침이었으나, 여야가 경과보고서의 특정문구 삽입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경과보고서 채택 무산은 인사청문회 시작부터 예고됐었다. 한나라당은 유시민 내정자가 장관으로서 부적격하다며 자진사퇴를 주장했고, 열린우리당은 적격하다며 입장이 극명하게 나뉘었기 때문이다.
이에 경과보고서를 두고서도 한나라당은 의견란에 '절대 부적격', '범법', '치명적인 흠결' 등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열린우리당은 이를 반대했다.
'적격', '부적격'같은 의견 없이 경과보고서만 채택하자는 의견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이 "주관적 평가가 빠지면 속기록 요약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이런식으로 경과보고서를 채택하면 최초 국무위원 인사청문회인 만큼 나쁜 선례를 남긴다"면서 반대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이기우 의원은 "본 회의에 있는 그대로 보고하면 되는 것이 아니냐"면서 "근본적으로 부적격에 대해 인식차이가 있지만 의견이 없는 경과보고서를 채택할 수 있지 않는냐는 것이 우리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결국 양측의 의견이 조율되지 않자 이석현 보건복지위 위원장은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는 것으로 산회를 선포했다.
이로써 사상 첫 국무위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국회 본회의에 경과보고서를 제출하지도 못한 채로 끝나 그 빛을 바랬다. 국회의 경과보고서 채택 불발로 노무현 대통령이 오는 10일경 유시민 내정자를 직접 임명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