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단체의 가장 기초조직인 구의사회에 대한 회원들의 무관심이 갈수록 팽배해지고 있어 대수술이 시급하다.
서울시의사회 산하 25개 구의사회는 지난 28일 종로구의사회와 성북구의사회를 끝으로 정기총회를 모두 마쳤다.
정기총회 결과 대부분의 구의사회에서 예년과 마찬가지로 회원들의 참석률이 극히 저조했다.
강남구의사회나 성동구의사회, 동대문구의사회, 강서구의사회, 영등포구의사회 등 의사회장 선거가 경선으로 치러진 구의 경우 참석자가 100명 이상, 강남구의사회의 경우 500여명이나 참석해 그나마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 구의사회를 제외하면 도봉구의사회의 경우 전체 회원 125명 가운데 겨우 20여명, 강북구의사회는 166명 회원 중 40여명만이 참석했다.
그러다보니 양천구의사회는 총회에 과반수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55명만 참석해 57명이 위임장을 보내지 않았더라면 신임회장조차 선출하지 못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한 구의사회 회장은 “구의사회에 대한 일반 회원들의 관심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면서 “총회가 의사회 전현직 임원이나 원로들의 잔치가 되고 있고, 젊은 회원들은 찾아보기가 힘든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회원들이 구의사회를 외면하면서 대부분의 구의사회에서 회장 선거에 단독출마해 투표를 거치지 않고 맥없이 진행됐다.
새로 개원한 의사들이 의사회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고 있는 것 역시 문제다.
도봉구의사회에 따르면 지난해 도봉구에서 동네의원 30곳이 새로 개원했지만 구의사회 회원 등록자는 8명에 불과하고, 이같은 사정은 다른 구의사회도 비슷하다.
신규 회원이 늘지 않고, 회비 납부율이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중랑구의사회, 도봉구의사회, 구로구의사회 등은 지난해보다 올해 예산을 줄였다.
이 때문에 의사회에 미등록한 회원을 제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이 의사들이 구의사회에 관심을 두지 않는 이유는 개원가의 불황과 관련이 있다.
개원의 K씨는 “개원은 늘어나고, 경영여건은 점점 악화되면서 과거와 같은 선후배 의식이 사라지고, 경쟁관계가 형성되고 있다”면서 “의료계가 피해의식을 느끼고 있지만 의사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구의사회 정기총회에서는 서울시의사회장 직선제 전환, 보건소의 일차의료 지양, 수가현실화, 항생제 처방률 공개 반대 등이 시의사회 건의사항으로 채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