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이성재 이사장이 민간의료보험제도 및 영리법인 도입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성재 이사장은 대한병원협회지 3월호에 발표된 기고문을 통해 "공공보험의 보장성이 취약한 상황에서 영리법인의료기관과 민간의료보험 활성화는 자칫 보건의료체계에 대한 커다란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민간보험 도입이 기관간 시장경쟁 및 의료양극화를 가속화 시키고, 의사의 자율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요양기관간의 치열한 시장경쟁은 민간보험 활성화로 더욱 가열될 소지가 높다"며 "특히 보험상품에 대한 구매력도 없는 저소득층의 경우 의료이용 양극화에서 가장 큰 고통을 겪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그는 "또 기업 속성상 민간의료보험사들은 계약을 맺은 요양기관이 과잉진료나 과다청구를 하지 않았는지 감시와 감독을 강화할 것이므로, 이과정에서 의사의 자율진료권이 침해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고 "민보 도입으로 국민의료비 지출의 증가로 의료의 양은 커지겠지만 그 이익은 의료진이 아닌 경영진과 주주들의 몫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이사장은 영리법인 도입에 대해서도 "브랜드와 자본을 갖춘 병원은 네트워크를 형성, 차별화 전략으로 고소득 환자를 유치해 막대한 이익을 남길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의료공급자들은 병원 문을 닫거나 고용의사로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기고문에 따르면 민간의보가 가장 활성화된 미국의 경우 의사들은 민간보험사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국민들의 경우 매년 400만명의 파산자 중 200만명이 의료비 때문에 발생할 정도로 많은 부담을 안고 있다.
서구유럽 국가들도 영리법인, 민간보험이 활성화되어 있으나 보장성이 80%가 넘는 공공보험의 틀속에서 입원으로 인한 임금손실부분 등의 보장이 주 목적이다.
이 이사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60%에 보장성하에서 이들 제도를 도입할 경우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며 "공단과 의료계가 다시금 머리를 맞대고 양극화 해소 및 의료계의 발전방향을 모색해보아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