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이 만 5년이 지나도록 옛 이름인 '의료보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위, 특히 동네 병의원들을 둘러보면 '의료보험'이라는 표기를 쉽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사람들의 말 속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조금만 연세가 지긋한 어른들은 '의료보험'이 '건강보험'보다 훨씬 익숙한 단어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건사회부'도 보건복지부만큼 많이 쓰이는 단어. 최근 만난 전 고위공직자도 자연스럽게 "당시 보사부 장관"이라면서 말을 꺼낼 만큼 보사부도 익숙한 단어이다.
의료보험이 건강보험으로 바뀌게 된 것은 2000년 7월1일부로 지역의료보험조합이 건강보험공단으로 통합되면서 부터이다. 보건복지부 명칭은 1994년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보건사회부에서 변경됐다.
'건강보험'이라는 단어가 익숙하지 않는 것에는 명칭이 바뀐지 얼마되지 않아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꼭 그렇게 만은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있따.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국민들이 몇십년 동안 써오던 옛 명칭에 익숙하다"면서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차차 건강보험이라는 단어가 익숙해질 것"이라고 의견을 내놨다.
이화여대 이혜원 교수(심리학과)는 “사람들이 보험이라고 하면 상해, 질병 등 의료에 대한 개념을 떠올린다. 일상의 건강이라는 개념과의 연합에는 익숙치 않다”면서 “따라서 익숙한 두 단어인 건강과 보험을 합친 '건강보험'이라는 복합어는 익숙치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단어라도 익숙한 단어를 사람들은 떠올린다”면서 “용어를 보급하는 과도기이므로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건강보험의 역할이 '의료'영역에 한정돼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수진 씨(30)는 “정부가 건강보험으로 명칭을 바꾸었지만 예방이나 건강증진에 대한 혜택은 없고 의료와 관련된 서비스만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의료보험을 익숙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