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익 대한의사협회장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의 면담을 통해 "의사의 자존심을 세워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의사가 소신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고 화답했다.
장동익 대한의사협회장은 17일 오전 11시50분 취임 인사차 한나라당 당사를 방문해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과 면담을 갖고, 건강보험법 개정안의 문제점, 생동성·대체조제의 불가, 허위·부당청구의 맹점 등 의료계 현안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다.
장 회장은 "(입법예고한) 건강보험법 개정안이 공급자와의 평등한 계약이 아니며 일방적으로 각종 규제를 통해, 공급자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면서 "수가뿐만 아니라 각종 심사제도, 건강보험관련 고시 등도 함께 계약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추진중"이라고 지지를 요청했다.
이어 장 회장은 "생동성시험이 너무 짧은 시간에 4천여개나 만들어졌는데, 이는 국민을 현혹하는 것"이라며 "이런 마당에 무슨 대체조제니 성분명처방이니 하는 얘기가 되겠느냐"고 말해 대체조제 활성화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
장동익 회장은 "허위부당청구 개념에 대해 분명히 알아야 한다"며 "사기성도 없는데 건강보험공단이 의사를 협박해 과징금 5배를 물게 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다.
장 회장은 박 대표에게 "의사로서의 자존심을 세워달라"며 "약사회 등과 싸우려는 게 아니라 보건분야에서 최후의 보루인 의사로서 자존심을 지키고 싶은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근혜 대표는 "문제해결의 초점은 의사나 약사 어느 편이 아니라 국민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치료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소신을 갖고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자유가 확대돼야 나라가 발전한다"며 "의사에게도 그런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국민건강증진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건복지위 간사인 박재완 의원은 "의사들이 자존심 지켜줄 수 있도록 당에서 노력하겠지만 성분명이나 대체조제 같이 직역간 이해관계가 달린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장동익 회장은 이날 면담에서 "대선때 한나라당을 짝사랑했다"면서 "우리는 지금도 그 사랑에 변함이 없다"면서 지지의사를 밝혔다. 특히 장 회장은 박정희 대통령과의 인연을 박 대표에게 소개하면서 수필집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날 만남에는 의협측에서 장 회장과 유희탁 의장, 박희백 한국의정회장, 이승철 상근부회장, 경만호 서울시의사회장, 이현숙 부회장, 박효길 의협 보험부회장, 홍승원 대전광역시의사회장, 정복희 경기도의사회장, 이원보 감사 등이 참석했다.
한나라당측에서는 박근혜 대표와 이방호 정책위 의장, 이계진 대변인, 박재완 의원이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