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종양 제거수술에 앞서 설명의무를 소홀히 한 의사에 2100만원 손해배상 결정이 내려지는 등 지난해 소보원에서 처리된 의료분쟁 중 1천만원 이상 고액합의 사례가 총 62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소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의료분쟁 피해구제 처리건수는 334건으로 총 처리금액은 26억8천만원, 건당 평균 처리금액은 804만원이었다. 이 중 1천만원 이상 고액합의 사례는 총 62건(18.6%)으로, 합의금 5천만원 이상이 8건, 1억원 이상도 2건으로 나타났다.
메디칼타임즈가 소보원의 자료를 바탕으로 1천만원 이상 고액합의가 이루어진 몇 가지 사례를 정리해보았다.
경부종양 제거수술 후 성대마비-외과 2100만원 배상
A씨(여, 35세)는 지난 2004년 목 밑의 종양을 진단받고 B병원(일반외과)에서 제거수술을 받은 뒤 장시간 대화가 힘들어졌고 1시간 이상 대화시 후두부 통증, 음성 피로 등의 후유증이 나타나기 시작, 국가배상법에 의거 노동력 상실율 15%의 장애진단을 받았다.
이에 A씨는 지난해 B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소보원은 "사실조사 결과, 담당의사가 청구인에게 수술 후 발생 가능한 제반적인 합병증(특히 신경손상, 성대마비 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었으며 수술시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며 피해보상을 권고했다.
다만 소보원은 "청구인의 질병부위를 신경이 감싸고 있었던 상황임을 감안해 피청구의 책임이 일부 경감되어야 한다"고 보고 피해보상액 4,028만원 중 50%인 2,100만원을 배상할 것을 주문했다.
산후 출혈 후 폐경-산부인과 2천만원 배상
또 다른 피해구제 사례로는 산부인과에서 일어난 산후 출혈 후 폐경(쉬한증후군)과 정형외과에서 일어난 무릎관전 수술 중 혈관이 손상되어 족부를 절단한 건.
청구인 C씨(33세)는 2003년 산전 진통으로 D산부인과에 입원해 흡입분만후 퇴원했으나 이후 응고된 혈액이 질에서 배출되어 수혈과 자궁수축제를 투여후 퇴원조치됐다. 그러나 2주일 뒤 이전과 동일하게 응고된 혈약이 배출되어 초음파 검사를 시행한 결과, 잔류태반이 확인됐고 소파수술과 수혈을 받은 뒤 집으로 돌아갔다.
이후 C씨는 무월경, 탈모, 체중감소 등의 추가적인 증상이 나타나 타병원(E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결과 산후 출혈로 인한 쉬한증후군으로 추정되어 호르몬 치료를 받고 있으며, 현재까지 무월경이 지속되고 있는 상태다.
이에 C씨는 "출혈 초기에 적절한 검진과 조치가 시행되지 않았다"며 D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며 D병원은 "분만 후 출혈은 예측 불가능한 경우가 많으며, 산후 출혈에 대해 최선의 진료를 다했다"며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소보원은 "조사결과 피청구인이 주의를 소홀히해 잔류태반이 있었던 사실, 산후 출혈이 진행된 후에도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지 못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손해의 일부인 2천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무릎수술 중 혈관손상으로 족부절단-정형외과 5,320만원 배상
아울러 정형외과에서 발생한 무릎 연골판 절제수술 과정에서 혈관손상이 발생, 족부를 절단 건에 대해서는 의사의 과실여부에 초점이 맞춰졌다.
조사결과 소보원은 "구획증후군으로 근막절개술을 시행한 후에 절개부에서 출혈이 나타나 응급수술을 시행하면서 우측 무릎동맥이 손상된 것으로 확인됐고, 이러한 점에서 수술 직후 발생했던 구획증후군은 관절경하 수술과정에서 직접 혈관을 손상시켜 발생한 출혈에 의해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담당의(병원)에 족부치료비, 의족구입비, 족부절단에 따른 일실이익, 위자료를 합해 5,320만원을 배상하도록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