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이종욱 사무총장의 사망소식이 전해지면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의료계는 한국인 중 처음으로 국제기구 수장으로 선출돼 세계보건 분야를 좌지우지한 이종욱 총장의 사망소식에 안타까움을 금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대한의사협회는 “WHO 총회 참석차 스위스 제네바를 방문중인 장동익 회장으로부터 이 총장의 사망소식을 전해들었다”며 한국 의료계를 대표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대한의학회 김건상 회장도 “갑작스런 소식에 너무 당황스럽다. 우리나라를 가장 빛내는 분이었고, 아직은 젊은 나이어서 더욱 애석하다”고 말하고 “한국 의료계와 국익에도 큰 손실을 입었다, 특히 WHO의 손길을 기다리는 여러 사람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일 것”이라고 애도의 심정을 피력했다.
한국의대학장협의회 한운섭 회장(이화의대)은 “WHO 사무총장으로서 많은 업적을 남겼고 한국의 위상을 세계에 드높였다”며 “앞으로도 할 일이 많은신 분인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총장의 모교인 서울의대와 동기의 참담한 심정도 줄을 잇고 있다.
지난 2002년 의협회장 당시 선거위원회를 결성한 서울의대 후배인 신상진 국회의원은 “한국 의료계와 세계보건기구에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언급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보건기구에 역할이 주어진다면 한국 의료계가 적극 나서야 한다”며 의료계의 또다른 비상을 주문했다.
이 총장, "신념이 있다면 도전하는 삶 살아라" 강조
더욱이 이 총장과 죽마고우로 지낸 동기인 서울대병원 한 교수는 언론과의 접촉을 차단한채 친구를 떠나보낸 애통함을 감추고 있어 보는 이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앞서 이 총장은 지난해 10월 서울의대에서 열린 초청강연회에서 "무엇을 하든지 돈을 선택의 기준으로 삼지 말았으면 한다"며 "특히 신념이 있다면 집에서 반대하는 결혼과 직업 등 도전하는 삶을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해 강의실을 가득매운 300여명의 학생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받은 바 있다.
이날 그는 "뒤돌아보면 폭넓은 세상에서 여러가지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지나온 삶이 흥미로왔다"며 20여년간 WHO 재직과 다양한 인생경험에 대한 감회를 피력했다.
강연도중 본인의 의지로 사스 등 세계 각국의 질병발생을 인공위성과 대형모니터를 이용해 실시간 관찰할 수 있는 영화적인 기술을 WHO에 설치한 것을 자랑하며 함박웃음을 선사한 이종욱 박사의 타계는 한국 뿐 아니라 세계 보건의료계의 큰별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