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발표된 교육인적자원부의 의학 전문대학 전환 방침에 따라 경희의대, 이화의대 등 일부 의과대학들이 전환을 선언하고 나선 가운데,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전문학원들이 속속 생겨나 수강생들의 관심이 폭주하고 있다.
의학전문대학원 제도는 미국의 케이스를 그대로 벤치마킹한 것으로 학사학위를 취득한 일반대학 졸업자들이 학점 이수 후 의사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4년제 전문대학원이다.
MEET대비 전문학원 관계자는 5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MEET를 답습할 것으로 예상되는 의학교육입문시험에 대비하는 학생들은 줄잡아 4천명을 넘는다”며 "온,오프라인 수강생에다가 기존 자연대 편입준비 수강생들이 동시에 MEET를 준비하는 경우를 합산하면 훨씬 더 많은 숫자가 이 시험에 응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학원의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이 발표되자 마자 대졸 실업자들과 편입생, 심지어 직장인까지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며 “자체적으로 기자를 뽑아 MEET관련 속보를 홈페이지에 서비스하고 있다”고 최근 성황을 이루는 학원가의 분위기를 전했다.
MEET를 준비하는 한 수강생은 자신을 직장인이라고 밝히고 “의사라는 전문직종은 짤릴 걱정없이 맘 편하게 일과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전문인 아니냐”며 “의사의 길을 걷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이런 현상에 대해 의료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는 반응이다.
공공의료 확충을 위해 의사 수를 늘린다는 긍정적 의미의 정책이겠지만 실태조사와 여론수렴 과정 없이 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현재 개원가 포화상태와 더불어 낮은 수가로 인해 의사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대학원 도입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나온다.
의협 김성오 정책이사는 “현재 의약분업 실시 후 의사들의 수익은 점점 떨어져 한계까지 왔고 재진료 7천원 시대는 세계에서 최하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최근 어려운 의사들의 현실을 토로했다.
그는 또 “의학전문대학원이 도입되면 8년간 대학에서 교육받아야 하는데 그 기간동안의 보상을 정부가 얼마만큼의 수가로 보장해 줄 수 있는가를 반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련기간 중 4년은 학사과정에서 의학과 상관없는 학문을 배우는 것이므로 의학지식을 쌓는 시간은 오히려 기존 6년 체계보다 줄어드는 것”이라며 “진료의 질이 하향 평준화되면 국민건강에 심각한 해를 입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