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유럽연합에서 새로운 기전의 비만치료제인 사노피-아벤티스의 아콤플리아(Acomplia)가 최종승인됨에 따라 빠르면 내달, 늦어도 올해 하반기 안에 유럽국가에서 아콤플리아가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스위스 제약회사인 로슈가 개발한 제니칼(Xenical)의 경우 시판승인이 떨어질 당시만해도 초대형 블록버스터 신약이 될 것으로 예상됐었으나 방귀, 복부팽만감 등의 불쾌한 부작용으로 환자의 복약순응도가 낮아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다.
그렇다면 최근 유럽서 최종승인되고 미국 FDA의 신약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아콤플리아는 어떤 약일까? 체중감량 효과 및 복약중단율은 얼마나 되고 부작용은 어떤 양상인지 살펴보기로 한다.
▶ 아콤플리아는 어떤 약?
아콤플리아의 성분은 리모나밴트(rimonabant). 엔도캐나비노이드(endocannabinoid) 체계의 CB1 수용체 중 하나를 차단하여 음식섭취 및 열량소비에 영향을 미치는데 식욕억제 효과 뿐 아니라 금연 효과도 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대개 과식하는 사람은 엔도캐나비노이드 체계가 과다 감작된 경향이 있어 CB1 수용체를 차단하면 과다한 식욕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 실제 임상에서 아콤플리아 투여시 위약에 비해 체중이 유의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었다.
▶ 아콤플리아로 살빼기, 얼마나 가능한가
2004년 8월 유럽심장학회에서 벨기에의 앤트웨르프 대학병원의 룩 밴 갈 박사와 연구진은 1,507명의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1년간 리모나밴트를 1일 20mg 투여한 임상결과에 의하면 평균 체중 감소는 약 8.6kg, 허리둘레 감소는 8.5cm였으며 약 39%의 환자는 원 체중의 10%가 감량된 것으로 발표했다. 아콤플리아로 인한 부작용에 때문에 임상을 중단한 환자 비율은 14.5%였다.
2005년 3월 미국심장학회에서는 2004년 유럽심장학회에서 발표된 임상을 1년 연장한 결과가 발표됐는데 허리둘레 감소는 7.3cm, 원체중 기준으로 10% 이상 감량된 환자비율은 40%인 것으로 보고됐다. 2년 시점에서 체중재반동이 관찰되어 아콤플리아 임상개시점 기준으로 1년 후에는 체중이 8.6kg 감소한 반면 2년 후에는 7.2kg이 감소했다.
이후 8개국 68개 기관에서 1천여명을 대상으로 1년간 시행한 아콤플리아 임상결과는 2005년 11월 NEJM에 발표됐는데 아콤플리아 20mg 투여시 체중감소는5-7kg, 허리둘레 감소는 4.2-5.8cm였다.
가장 최근인 2006년 2월에는 미국 콜롬비아 의대 연구진이 2001년 시작한 임상결과를 종합, 임상대상자의 절반가량이 아콤플리아 사용 1년 후 체중의 5%가 감소됐다고 JAMA에 보고했다. 더욱이 아콤플리아는 체중감소로 인해 예상되는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의 감소폭보다 2배 높은 감소폭을 보여 혈중지질 개선에도 효과적인 약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 아콤플리아, 과연 먹고 견딜만한가
비만치료제의 문제는 과연 환자가 먹고 견딜만한가의 문제다. 아콤플리아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위장관계 불쾌감, 현기증,기분변화, 두통으로 보고됐으며 아콤플리아 사용을 중단하게 된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우울증, 불안증, 오심이어서 정신계 및 소화기계 부작용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아콤플리아 임상에서 중도탈락한 환자비율은 15-20%선인데 대개 임상지원자의 임상중도탈락율보다 의사가 환자에게 병원 환경에서 실제 투여할 때 복약중단율이 더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후 복약순응도가 관건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유럽에서도 최종승인시신장이나 간에 문제가 있거나 주요 우울증같은 심각한 정신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투여해서는 안된다고 권고했다.
어떤 비만약이 개발되든지 약물을 통한 체중감량 효과의 정도와, 체중감량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약물치료의 효과는 일시적이며 결국 장기간 체중감량을 하려면 엄격한 식이요법과 꾸준한 운동 뿐이라는 것이 결국 뻔한 정답이지만 사실 매일 운동하기보다 매일 약먹기가 쉽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만환자 원체중의 5-10%를 줄인다는 아콤플리아를 이용한 약물치료도 한번 해볼만한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