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임상시험 허브를 꿈꾼다
국내 임상시험 수행건수가 수직 상승하면서 임상 동북아 허브를 비전이 제시되고 있다. 발맞춰 의사의 제약업계 진출이 활발해지고 한국인 의사가 다국적 임상시험 총 책임자로 세계에서 위상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다국적제약사의 행보에 발을 맞춰 나가는 수준이지 아직 임상 유치에 최상의 조건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 완성단계에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넘어서야할 임상강국들과 바짝 뒤쫒는 인도 등 신흥시장과의 경쟁 속에 있는 대한민국의 임상시험 동북아 허브의 꿈을 진단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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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임상 수행 급증과 의료계의 변화
(중) 허브로의 도약 기회이자 위기
(하) 임상 경쟁에서 승리 방정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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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제약사 국내 임상시험 급증
국내 다국가 임상시험의 역사는 우연하게도 의약분업과 같다. 단 1건도 없었던 다국가 임상시험은 2000년 5건을 시작으로 출발했다.
2001년 18건, 2002년 17건 수준이던 다국가 임상시험은 2003년 들어 부흥기를 맞이하면서 46건으로 급증한 이래 2004년 61건, 지난해에는 95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아예 90건이던 국내임상건수 보다 더 많아졌다.
또 올해 4월까지 다국가 임상은 34건이 승인돼 100건은 가쁜하게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사별로는 GSK, 화이자, 노바티스, BMS, MSD 등이 많은 임상시험을 국내에 유치했다.
전체 임상건수는 2000년 33건에서 지난해 185건으로 늘었으며 다국가 임상에 비해 국내 임상은 그간 정체된 분위기다. 그러나 최근 신제품 관련 국내 임상도 대폭 늘어나는 추세다.
다국적제약사 의사 모시기 경쟁
학술과 R&D가 강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제약업계에 근무하는 의사의 수도 급격히 증가했다. 학술적인 내용에 대한 검증과 임상을 총괄하는 의사가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
특히 올해 두드러지게 제약업계에 새로 몸담은 의사가 많아졌으며 현재 약 60명 정도가 활약중이다. 물론 다국가 임상이 늘어나는 것과 비례해 다국적제약사가 중심으로 의사 수요가 많다.
사노피-아벤티스 프랑스 본사의 항암제 책임자로 종양내과 전문의인 문한림 상무가 활동하는 등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역량을 발휘하는 등 임상시험의 활성황에 밑거름이 되면서 동시에 의사의 직능 확대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국내제약사에서도 이동호 삼양사 의약품사업본부장 등이 의사출신으로 임상시험 강국이 되는데 힘을 주고 있다. 삼양사는 지난 5월 3천만원을 기증 서울대학교 의대에 임상수기교육센터를 개소했다.
다국가 임상 총괄책임자 보유 국가
제약의사가 밑거름이 됐다면 다국가임상 수행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한국의사가 임상시험 총괄책임자로 활약하면서 위상을 높이고 있다.
오병희 교수가 지난해 노바티스의 고혈압치료제 알리스키렌의 다국가 임상시험 총괄연구책임자로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4월에서는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김선우 교수(대한내분비학회 회장)가 노바티스의 당뇨병 치료 신약 ‘빌다글립틴' (상품명 가브스)’의 다국적 임상시험 총괄연구책임자로 선정됐다.
연세의료원 암전이연구센터 라선영 교수도 화이자의 신장암 치료신약 ‘수텐’의 다국가 임상시험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연구 책임자로 선정됐다. 3상이 아닌 2상 임상이라는 점에서 또다른 의미가 부여된다.
최근에는 강윤구 교수(서울아산병원)가 다국가 임상심험 로슈사의 총괄 책임자로 경구용 암암제 젤로다(성분명 카페시타빈)의 임상시험 결과를 ASCO에서 발표하고 위암 관련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했다.
임상시험의 결과에 대해 인지도와 신뢰를 높이기 위해 총괄책임자 선정에 까다로운 잣대를 갖고 있는 다국적제약사의 인정을 받고 있다는 점은 국내 의료진의 위상을 확인시켜준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