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와 교육인적자원부가 의대가 설립된 지방 국립대 1곳을 선정, 국립 한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하겠다고 밝히자 해당 대학들의 유치전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러나 의대의 반대가 만만치 않아 진통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경상대학교 조무제 총장은 최근 경상의대를 방문해 이상호 학장과 의대 보직자들과 면담을 가졌다.
면담에서 조무제 총장은 국립 한의학전문대학원 유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의대의 협조를 요청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경상의대 모 교수는 “총장께서 한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할 경우 대학 위상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의대에서 반대하지 말아 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의대 교수들의 일관된 입장은 한의학전문대학원에 반대하고, 다만 의대 안에 한의학연구소나 한의학과를 둔다면 검토해볼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한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하는 것은 의료일원화 측면에서 수용할 없다는 의견을 총장에게 전달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한의학과 설립에 강하게 반대한 바 있는 전남의대도 조만간 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남의대는 금주 중 신임 의대교수협의회장을 선출할 예정이어서 향후 한의학전문대학원 유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남의대 모 교수는 “대학본부에서 한의학전문대학원을 유치하기 위해 뛰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의대교수협의회는 지난해 한의학과 설립에 반대했기 때문에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서면 한의학전문대학원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그는 “한의학과나 한의학전문대학원이나 의료이원화를 고착화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현재 사립의대에도 한의학과(한의학전문대학원)가 있어 국립대에 설립해야 한다는 정부 논리는 명분이 약하다”고 꼬집었다.
경북의대 역시 현재 전체 의대교수들을 대상으로 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에 대한 찬반 설문조사를 하고 있으며, 조만간 총장에게 의대교수들의 반대 의견을 취합해 전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의학전문대학원을 유치하려는 국립대와 이에 반대하는 의대의 신경전이 점차 고조될 조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