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대에 필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입니다. 고대가 가진 모든 역량을 연구에 투입해 적어도 5년후에는 '연구'는 '고대의대'라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정지태 고대의대 신임학장은 5일 학장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연구중심의대'라는 말을 계속해서 강조했다.
정 학장은 현재 국내 의료상황과 고대의대의 상황을 고려할 때 타 의대 혹은 병원과 규모의 경쟁을 벌이는 것은 의미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수가체계속에서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고 있는 서울의대와 모기업의 지원을 받는 서울아산, 삼성서울과 맞서 규모의 경쟁을 벌이는 것은 경쟁력이 없다"며 "고대가 보유한 우수한 의료진과 학자들을 이용, 연구부분을 집중 투자해 연구를 선도하는 의과대학으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방법이다"고 밝혔다.
정 학장은 고대의대는 이를 위한 준비는 이미 끝마쳤다고 말한다.
정지태 학장은 "연구중심 대학으로 나아가기 위해 고대의대는 지난 2003년부터 꾸준히 인력인프라 확충에 힘써왔다"며 "그에 대한 예로 2003년 6명에 불과했던 Ph.D를 현재 11명까지 확충했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증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연구비의 확충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고대의대는 지난 2003년 수십억 규모에 불과하던 연구비를 계속해서 확충하며 현재 130억 규모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정 학장은 "현재 확보된 130억의 연구비 중 100억 이상을 인센티브 등 연구하는 교수를 위해 사용할 계획"이라며 "우수한 인력을 확충하고 예산을 투입해 이들의 연구를 돕는다면 현재 1년 300편에 불과한 SCI논문이 오는 2010년에는 1년에 600편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 의료상황이 우수한 인재들을 매장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의대간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서로간의 경계로 한 대학에서 연구를 하다가 그 대학을 나오게 되면 타 대학에서 연구하기 힘들어 지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우수한 능력을 가진 인재라면 국내 의료와 임상연구 발전을 위해 계속해서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피력했다.
그 어떤 변화에도 반대급부는 있기 마련. 정 학장도 연구중심 의대로 변화해 가고자 하는 그의 의지에 여러가지 반대의견들로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그렇다면 그는 왜 이런 반대를 무릅쓰고 변화를 고집하는 것일까.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훌륭한 나의 모교를 만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다 이겨낼 수 있습니다. 연구처장을 지낼때 교과과정을 바꾸는 일을 진행하면서도 수많은 반대에 부딪혔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안정을 찾고 정착해 고대의대의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식으로 교수들을 채근하고 의료원에게 연구를 위한 예산을 요구하다가는 조만간 탄핵될지도 모르겠다며 우스갯소리를 전하는 정 학장의 얼굴에는 그가 꿈꾸는 고대의대를 위한 그의 의지가 투영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