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이 3년여간 작업한 신 상대가치점수 개정안이 발표됐다.
이번 개정안의 가장 큰 특징은 의사비용과 진료비용의 분리, 치료재료 비용 분리, 진료 위험도 반영 등 3가지 사항을 중점으로 전면개정을 꾀하였다는 점.
그러나 연구결과에 재정중립(총점 고정) 원칙이 적용되면서, 위험도 상대가치 부분을 제외하고는 동일한 파이를 진료과목별로 나누어 먹는 형국이 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5일 의약단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신 상대가치점수에 대한 그간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심평원 상대가치점수개발단에 따르면 의과의 상대가치 총점은 지난해보다 1.5%(별도보상검토재료 제외)가 늘어난 1995억200만점. 이는 기존 총점에 위험도 점수(34억6721만점)만이 반영된 결과다.
이는 신 상대가치 점수를 계산함에 있어 재정중립 원칙을 적용, 현행 상대가치 총점을 부문별로 고정한 상태에서 점수를 조정, 산출했기 때문.
다만 위험도 점수부분에 대해서는 재정중립과 별개로 계산하기로 함에 따라, 이 부분만큼만 총점이 늘어나게 됐다.
이러다보니 실상 의료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던 기본진료(진찰료, 입원료 등)는 조정에서 제외된 상태. 또 진료과목별 점수 조정률도 위험도 점수에 상당부분 기댄 결과를 보였다.
진료과목별 조정률(별도보상검토재료 제외)은 산부인과가 8.9%, 흉부외과가 8.3%, 신경외과가 6.8% 순으로 늘었으며 이비인후과는 0.1%, 피부과는 1.9%, 비뇨기과 1.4% 등 기존보다 소폭 줄어들었다.
상대가치점수가 상향 조정된 산부인과, 흉부외과, 신경외과는 위험도 점수에서 상위 3위에 들었던 진료과목이며, 이비인후과 등 3개 과목은 중하위권에 랭크되어 있었다.
의료계 "재정투입 안되면 전면개정 의미 없다"
이에 대해 의료계 관계자들은 "재정투입이 되지 않으면, 전면 개정에 대한 의미가 없다"는 뜻을 심평원에 전달했다.
토론자로 나선 대한병원협회 박상근 총무위원장은 "다 준비해놓고 마지막에 와서 옛날에 입던 옷을 껴입게 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의사비용, 진료비용 및 위험도 상대가치를 분리해 신상대가치점수체제를 잘 고쳐놓고, 그 결과를 매듭지어 현실화하는 막바지에 이르러서 거대한 벽에 부딪혔다는 것.
특히 의료계는 그간 지속적으로 개선을 요구해왔던 기본진료(진찰료, 입원료 등)를 현행 점수로 유지키로 한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박 위원장은 "재정 중립이라는 대전제로 인한 기본진료 상대가치의 고정은 병원운영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재정이 확충되지 않으면 전면개정의 의미를 잃게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한의사협회 지영건 이사도 "재정중립 원칙이 적용됨에 따라 다른 것보다 덜 적자라고 해서 상대적으로 수가를 낮추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행위의 기본이 되는 진찰료에 대한 것들이 소외되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평수 상무 "위험도 보정 추가보상 요인 아니다"
한편 공단 등 관리부처에서는 위험도 점수를 재정중립과 별개로 계산하는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공단 이평수 상무는 "현재의 상대가치에는 구분이 안되어 있을 뿐이지 진료비용에 포함되어 보상된 것"이라며 "따라서 별도 보상을 거론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