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함량으로 처방이 가능한데도 저함량으로 배수처방해 낭비되는 보험재정이 한해 175억원에 이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열린우리당 전재희 의원은 16일 보건복지부 국감 자료에서 심평원이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고용량으로 1단위 처방하면 될 약제를 저용량 약제로 배수 투약하는 처방 관행으로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총 164만8000건이 처방되었으며 이로 인해 연간 175억원의 보험재정이 낭비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저함량(40mg)과 고함량(80mg)이 모두 건강보험 급여 대상인 '타나민정'의 경우 80mg의 처방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고함량 품목 1정만 처방하면 되지만 관행적으로 40mg 2정을 처방한다. 이처럼 저함량으로 배수처방 하게 되면 한달간 7140원의 약제비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고 전 의원은 주장했다.
전 의원은 이는 요양기관들이 복지부의 고시를 지키지 않고, 복지부도 이처럼 비싼 처방을 하는 요양기관에 대해 별다른 제제를 가하고 있기 때문에 발행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이같은 배수처방 사례는 혈압 강하제, 당뇨병 치료제 등 지속 반복 투약을 해야 하거나 환자들에게 처방이 많이 되는 품목에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04년 4분기를 기준으로 혈압강하제는 보험등재된 90개 품목중 59개 품목(65%)에서 저함량 처방이 이루어졌고, 동맥경화용제의 경우도 58.6%가 저함량으로 처방됐다. 또 당뇨병치료제도 같은 기간동안 27개 품목중 22개 품목(81.4%)에서 저함량으로 처방됐다.
전 의원은 또 허가만 받아놓고 생산조차 하지 않은 고함량 약품도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아반디아정' 등 41개 제약사에 57개 품목에 이른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연간 175억원의 보험재정을 낭비하고도 제도개선은 안하면서 '건강보험재정 악화되어 보험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복지부의 주장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하면서 "고시를 강화해 고함량 처방이 가능한데도 저함량 처방을 실시한 경우 약제비를 삭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고의로 저함량 품목만 생산하고 고함량 품목은 생산하지 않은 제약사에 대해서는 해당품목 허가 취소 등 강력한 조치를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