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의 의료기술이 객관적으로 상당한 수준이라고 평가받을 정도라면 '국내 최고 수준'이라는 광고문구는 과대한 광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법 행정부는 최근 과대광고로 과징금 처분을 받은 A병원 박모 원장이 울산시 남구보건소를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과징금 부과 처분을 취소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의료기관의 과대광고에 대한 해석기준이 제시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의료법 제46조 제1항의 '과대한 광고'는 의료인의 경력을 지나치게 부풀려 환자로 하여금 의료업무, 의료인의 경력에 대해 오인 또는 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있는 광고를 말한다"며 "과대광고는 환자로 하여금 사실을 잘못 알게 한 우려가 있는지 객관성을 갖고 광고의 전체적이고 결과적인 느낌과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해야한다"고 밝혔다.
법원은 판결의 근거로 ▲박 원장의 경우 10여년간 00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외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척추수술 분야에 있어 상당한 임상경험과 관련지식을 축적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필요한 고가의 의료기기와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등을 제시했다.
법원은 "일반적인 환자라면 '국내 최고 수준'이라는 문구만으로 A병원이 전국의 모든 병원보다 뛰어난 국내 제일의 병원이라고 오인하게 하거나 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법원은 "지금까지 표시, 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서 과장광고를 해석하는 기준은 대법원 판례로 정립돼 있었다"며 "이번 판결은 의료법 제46조 제1항에서 말하는 '과대한 광고'의 해석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 원장은 지난해 2003년 12월 병원 홈페이지에 '수술전문병원, 척추전문병원' '국내 최고 수준의 척추전문병원' 등의 표현을 사용한 광고를 게재했다가 과대광고 혐의로 1462만여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게 되자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