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복지부 장관이 시민단체의 비전문성을 지적하고 나선 가운데 자신과 코드가 맞는 시민단체에 투신, 의지를 관철시키려는 의사들이 늘고 있다.
중립적 온건보수를 표방하고 있는 '바른생활 시민회의'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요새 의사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온건보수를 표방하고 합리적인 개혁을 시도하려는 단체의 성격때문에 의사들과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기존 시민단체는 한 쪽으로 편향되거나 엘리트 활동가에 의해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러한 경향을 거부하고 의사 자신들이 단체에 뛰어들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함으로써 시민단체의 편향된 시각을 바꾸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의사회원들이 늘어남에 따라 보건복지분야에도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예정이라며 의사회원들을 초빙하거나 꾸준히 조언을 구해 편향되지 않고 전문적인 정책제안을 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반 대학생부터 前의협회장까지 일반 시민과 전문가들이 모여 지난달 30일 출범한 건강사회실현시민연대(이하 건사련)는 전문성과 사회감시 기능을 함께 갖춘 보건의료 전문 시민단체로 주목받고 있다.
발기인과 초대회원으로 의사들이 대거 포함된 건사련은 전문가와 시민이 함께 보건의료 정책을 고민하고 이를 반영할 수 있게끔 합리적이고도 전문적인 정책대안을 제안할 계획이다.
건사련 대표로 나선 신상진 前의협회장은 “보건의료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편향된 시각을 가지고 접근한다면 올바른 정책제언이 불가능하다”며 “시민과 전문가가 함께 보건의료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을 공유하고 같이 고민하면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회원으로 참여한 삼성서울병원 암센터장 이제호 성균관의대 교수는 “생전 시민단체 가입은 처음”이라며 “좋은 아이디어들은 지금까지 많았지만 그것이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정책으로 승화하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다”고 피력했다.
이어 “보험재정 파탄이라는 아픈 경험을 이미 겪은 바 있는 우리로서는 항상 최적의 시스템으로 진화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강화도시민연대 집행위원장 남궁호삼(남궁내과의원)씨는 “기존 시민연대와 의료계는 의약분업을 계기로 갈등이 있었으나 현재는 의사들이 시민단체에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참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향후 의사 활동가들의 역활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