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50대 내과 원장이라고 밝힌 한 개원의가 KAIST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내시경기기를 국산화시켜 달라는 것이다.
그는 "내시경 기계는 전부 일본제를 사용하는데, 가격도 비싸고 고장시 수리비가 보통 수백만원 이상한다"면서 "새것이 약 1000만원인데, 수리비가 900만원인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알지도 못하는 견적과 비용으로 많은 내시경 사용의사들은 속수무책"이라면서 "박사님들, 내시경 기계를 국산화시켜 이들의 폭리를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진단용 내시경기기를 사용하는 개원가가 높은 수리비용에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KAIST에 글을 올린 이 원장의 경우가 특별한 사례가 아니다.
현재 내시경 기기는 올림푸스, 펜탁스, 후지논 등이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데,국내에서는 올림푸스사가 점유율이 가장 높다. 국내에서 개발된 내시경 기기는 없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AS나 수리 등에 불편을 겪는다고 개원의들은 하소연하고 있다. 금천구에 개원한 이모 원장은 "출장비만 4만원을 받더라"면서 "일부 회사들이 독점하다 보니 AS도 늦고 비용도 비싼 것 같다"고 말했다.
10년동안 3번 고장났다는 성모 개원의는 "수가가 2~3만원에 불과한데, 수리비가 몇백만원씩 나오면 대안이 없다"면서 "새 기기와 수리비가 별반 차이가 안나 새로 구입한 사례도 있다"고 소개했다.
다른 한 개원의는 "CCD카메라가 나갔다고 수리비를 400만원이나 달라고 했다"면서 "사실 이 가격이 적정한지 검증할 방법이 없다"고 경험을 회상했다.
일부 개원의들은 내시경 기기 회사가 많이 들어서고 경쟁이 되면 비용은 당연히 낮아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반론도 있다.
사당동에 개원한 이모 원장은 "광학장비에다가 독과점 상태이니까 부르는게 값인 것 같다"면서 "국내에서 제품을 개발한다고 해도 시장경쟁력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