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한의대생들이 한미 한의사 상호인정안에 대해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다며 교실을 박차고 나왔다.
전국한의과대학생연합(전한련)소속 전국 11개 한의과대학 학생 3천여명은 22일 오후 2시부터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학생들은 직접 제작한 '반만년 민족의학 말살정책 중단하라' '한국 한의사 미국은 침술사 상호 인정 반대한다'라고 적힌 피켓과 플랜카드를 들고 나와 정부청사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에서 모여든 한의대생들은 "한미 한의사 상호인정은 말도 안되는 협상안"이라며 "더이상 이같은 논의가 진행되지 않도록 우리의 강경한 입장을 정부에 전달하기 위해 이자리에 모였다"고 입을 모았다.
전국의 한의과대 학생들이 이처럼 발빠르게 대응한 것은 그만큼 학생들이 이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기때문이라는 것이 전한련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전한련 조송현 대외협력국장은 "사실상 이번 협상에서 한의사 상호인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에 대해 우리도 가늠할 수 없지만 가능성이 낮다고 가만히 있기에는 사안이 너무 크고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 국장은 이어 "일각에서 우리의 이같은 강경책에 대해 과민반응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는 사실에 대해 알고있다"며 "그러나 얼마전 정부 측관계자가 언론을 통해 인터뷰 한 내용을 봐도 모호한 답변만 내놓을 뿐 확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 일말의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조 국장은 특히 미국과 협상 과정에서 다른 여타의 사안을 놓고 경중을 가리다보면 우리 정부가 어쩔 수 없이 이번 사안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는 데 우려를 드러냈다.
경원대 예과2년 김학수(가명)씨는 "고학년일수록 이번 문제에 대해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대다수의 학생들이 모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해 학생들의 움직임을 살펴보던 대구한의대 김은하 학장은 "만약 한미 한의사 상호인정이 이뤄지면 한의학이 붕괴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침구사들이 들어오는 것은 전초전으로 앞으로 미국의 값싼 한약제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한편, 전한련은 오후2시부터 5시까지 집회에 이어 복지부에 항의 방문을 하고 한미 한의사 상호인정안에 대해 반대입장을 담은 서안을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