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의사국시 난이도는 예년과 같거나 오히려 낮다는게 출제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으로 오히려 합격률이 2~3%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제71회 의사국시 정명현 출제위원장(연세의대)은 19일 메디칼타임즈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합격률 하락에 대한 의견을 이같이 표명하고 난이도 문제가 아닌 학생들의 학습방식을 지적했다.
이날 정 위원장은 “올해 시험문제도 예년과 같이 정해진 원칙에 따라 문제은행에서 무작위로 추출해 출제됐다”며 “6년간 의대 교육을 통해 이 정도는 알아야 의사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게 출제의 기본바탕에 깔려있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전체 550문제 중 객관식 위주의 A형이 가장 많이 출제됐고 복수형 답안인 K형 그리고 변별력을 요하는 R형 순으로 나뉘었다”고 언급하고 “앞으로 A형과 K형을 줄이고 R형을 늘려 단순 암기식이 아닌 의학을 정확히 이해해야 답변할 수 있는 출제방식으로 변모하게 될 것”이라며 지식형 시험에 대한 학생들의 대비를 당부했다.
그는 특히 “일부 학생들이 이번 시험이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으나 출제교수의 난이도와 학생들의 난이도가 다른 만큼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하지만 의대 과정을 이수한 학생에게 무리한 출제항목이 없다는게 출제위원들의 소견으로 오히려 지난해보다 합격률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해 올해 합격률 저하가 문제 난이도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을 시사했다.
정명현 위원장은 “현재 당락 점수를 60점으로 의료법에 정한 것은 출제 난이도에 따라 변동할 수 없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의학계가 풀어야 할 과제”라고 전제하고 “학생들도 소위 ‘족보’에 의존한 암기식 학습이 아닌 문제해결형과 판단형 문항에 대비한 학습능력을 배양해야 한다”며 기존 공부방식의 시급한 탈피를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시험문제 유출과 관련, “문제지 유출이 봉쇄된 상황에서 많은 출판사에서 시험문항과 사진까지 똑같은 문제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학생들이 문제만을 암기하는 족보 외우기에 의존해 비슷한 문제가 출제되면 동일하게 인식해 잘못된 답을 적어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해 일부 출판사의 불법복제를 질타했다.
정명현 출제위원장은 “각 의대에서 가르치는 교육방식이 대동소이한 상황에서 의사국시 합격률이 저조한 것은 학생들의 공부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오는 2009년 실기시험 도입을 앞두고 단순 암기식이나 문답형이 아닌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수준의 지식과 실기를 겸비한 학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서울의대 이윤성 교수(법의학교실)는 “의사국시 합격률은 학생들의 실력과 출제자의 난이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가장 큰 문제는 합격점을 60점으로 못박아 출제위원들이 합격선 유지과 문제 객관성 등에 매년마다 애를 먹고 있다는데 주목해야 한다”며 의사국시에 대한 복지부의 올바른 대책마련을 주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