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에서 블루오션으로 각광받던 제모시장에도 과열경쟁이 시작된 가운데 일부 개원가가 기존 IPL레이저 보다 효과가 뛰어난 시술법을 도입했다고 홍보하면서 주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과거 백만원대를 호가하던 제모 시술이 요즘에는 겨드랑이 제모의 경우 2만원 대로 낮아지는 등 이미 가격 경쟁이 시작됐고, 영구 제모를 원하는 환자들의 불만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소식은 개원의들의 귀를 솔깃하게 할만하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새로운 제모 시술법은 PHR(Permanent Hair Remover)시스템.
PHR시스템을 개발한 국내 의료기기 업체 JR메디칼 측은 기존의 IPL레이저의 파장과 달리해 동양인에게 맞는 파장을 이용해 표피에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영구제모의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즉, 황인종에게는 IPL레이져의 700nm 파장대보다 PHR시스템의 750,850nm 파장대가 피부에 자극이 덜하고 주변 피부에는 손상을 안 주면서 모기질 부분만 선택적으로 파괴시켜 제모 효과가 단연 뛰어나다는 것.
한달 만에 손익분기점 도달...환자 만족도 높아
JR메디칼 한 관계자는 "지난해 6월부터 판매를 시작, 현재 20여개의 PHR시스템이 개원가에 도입됐으며 이를 도입한 일부 개원의 중 짧게는 한달만에 4400만원 기기에 대한 손익분기점에 도달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의료기기 자체가 2천여만원의 IPL레이저보다 약 2배가량 비싸지만 1회 시술비용 또한 1회 15만원(양쪽 겨드랑이의 경우)으로 IPL보다 고가여서 손익분기점에 쉽게 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얼마전 PHR시스템을 도입한 강남구 A클리닉의 김모 원장은 "도입 전과 비교하면 약 3배가량 환자가 늘었다"며 "새로운 시술법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찾아오는 신규환자도 있지만 이들이 계속해서 다른 미용 시술로 연결돼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 원장은 이어 "시술에 대한 환자 만족도 또한 뛰어난 것 같다"며 "환자들이 신규환자를 소개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그런 가운데 강남의 C피부과는 소프라노 XL과 PHR시스템 둘 중 어떤 것을 새로 도입할 지 고심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피부과 관계자는 "PHR시스템은 국내 의료기기로 IPL과 제모 방식은 같지만 그 효과는 좀 더 향상된 것으로 들은 바 있다"며 "좀더 정보를 알아본 뒤에 결정해야 할 것같아 망설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부 개원의, "환자 유인을 위한 상술에 불과" 지적
그러나 일부 개원가에서는 "PHR는 Permanent Hair Remave의 약자로 영구제모를 영어로 풀어서 써 놓은 것에 불과하다"며 "새로운 술기나 기법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피부과 관계자는 "입증된 시스템이 아니며 효과 또한 입증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대한피부과개원의협의회 조경환 회장은 “PHR시스템에 대해 처음 듣는다”며 “기존 IPL레이저 시술법과 크게 차이가 없는데 과장, 확대 홍보해 환자를 유인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이어 “솔직히 이런 경우가 하나 둘이 아니기 때문에 일일이 대처할 수는 없고 회원들의 지적이 계속되면 협의회 내 윤리위원회를 통해 감사를 받도록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모 시술 중 하나인 PHR시스템의 임상 효과에 대해 논란이 있는 가운데 제모시장에서 PHR시스템이 활성화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