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회계연도 종료시점을 앞두고 있는 대한의사협회, 병원협회 등 의료관련 단체들이 회비 징수율 저조로 예산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11월 현재 중앙회비 납부율이 30%선에서 밑돌고 있다. 회원들의 무관심과 불황까지 겹쳐 작년보다 소폭 떨어졌다.
의협 관계자는 “관례적으로 볼 때 회기가 끝나는 시점인 연말과 연초에 회비가 몰리기 때문에 심각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되지만 갈수록 납부율이 떨어지는 추세여서 걱정은 된다”고 털어놨다.
김재정 회장도 지난 8일 회원과의 대화에서 '일부 회원들이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회비 납부를 기피'하고 있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개원의가 연간 내야 하는 회비는 중앙회비 30만원을 포함 70~80만원 선이다.
서울시의사회의 경우 11월 3일 현재 회비 납부율이 35.8%에 불과한 실정이다. 서울시의사회 산하 26개 분회 가운데 납부율이 50%를 넘는 곳은 7곳에 불과하며 아예 한 푼도 내지 않은 분회도 4곳이나 되는 등 상황이 좀 심각하다.
이와 관련, 한 분회 관계자는 "의사회에서 무얼 해줬냐라는 등 불만을 제기하며 회비 납부를 거부하는 회원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경기가 어렵다고 해 적극적으로 납부를 독려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대한병원협회는 60%대의 납부율을 보여 사정이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하면 20% 떨어졌다. 서울시병원회도 전체 168개 회원 병원중 69곳에서만 회비를 납부해 41.1%를 기록하는데 그치고 있다.
병원협회 관계자는 “중소병원의 도산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병원 경기가 예전만 못한데 따른 것”이라며 “공문발송과 전화 설득작업을 통해 납부율을 높이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임의단체로서 한계가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