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료원은 광혜원·제중원 개원 122주년 기념식에서 ‘역사 침탈자’라는 표현까지 동원하며 서울대병원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연세의료원 세브란스병원은 10일 오전 11시 은명대강당에서 ‘광혜원·제중원 개원 122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이날 박창일 세브란스병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서울대병원의 ‘대한의원 100주년·제중원 122주년’ 기념행사와 관련, 서울대병원이 제중원을 자병원 역사에 편입하려는 시도를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그는 “1885년 제중원 개원 이래 선배들의 열정과 희생, 봉사로 전통을 이어왔으며, 이는 세브란스정신이 있어 가능했다”면서 “우리는 제중원의 정통성을 ‘유일하게’ 이어왔다”고 못 박았다.
제중원은 조선 정부가 설립한 ‘국립병원’이라는 점에서 서울대병원의 뿌리라는 주장에 대해 일침을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훈상 연세의료원장 역시 “기원 기념식은 역사와 뿌리의 중요성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라면서 “오늘은 단순히 세브란스만의 기념식이 아니라 우리나라 근대 의료역사를 기념하는 자리”라며 뼈있는 메시지를 던졌다.
전굉필 의대총동창회장은 노골적으로 서울대병원을 비난하고 나섰다.
전 회장은 “제중원 창립을 기념하는 기쁨보다 제중원의 역사성과 세브란스의 정통성을 훼손하려는 시도에 대해 우려하는 마음을 전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사회각계의 노력으로 제중원 역사가 바로 세워졌지만 앞으로 이런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합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제중원 뿌리 논쟁의) 교훈은 자랑스런 역사를 침탈하려는 자들은 항상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창립정신을 계승하는데 소홀히 해선 안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