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노사는 지난 23일 본격적인 산별교섭을 위한 상견례를 가졌지만 행사 시작부터 사용자단체 등과 관련한 갈등에 고성이 오가며 향후 협상의 난항을 예고했다.
병원노사는 지난 23일 서울 여성플라자에서 산별교섭을 위한 대표단 상견례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산별교섭의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이날 상견례에서 노사 양측은 준비해온 인사말조차 제대로 끝내지 못한 채 갈등만 안고 돌아서야만 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해 산별교섭에서 합의됐던 사용자 단체 구성.
보건의료노조(위원장 홍명옥)는 사측이 지난해 산별교섭시 확약한 사용자 단체를 구성치 않은 채 상견례에 나선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하며 갈등의 불씨를 지폈다.
보건노조 조은숙 사무처장은 "사용자 단체 구성은 지난해 산별교섭시 노사 양측이 합의를 통해 이뤄냈던 약속임에도 사측이 타당한 이유도 없이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특히 사용자 단체 구성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일주일이나 상견례를 미뤄놓고도 아무런 대안없이 회의에 참석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사용자단체 구성은 이번주 안으로 마무리 될 것이며 단지 추인 등 절차만이 남아있을 뿐이라며 반박했다. 단지 물리적 시간이 필요할 뿐이니 사측을 믿고 기다려 달라는 것.
소화아동병원 이성식 원장은 "정관은 거의 정비됐지만 확정을 위해서는 총회와 추인의 절차가 필요하다"며 "오늘 상견례를 마치고 총회날짜를 비롯, 대표단 구성을 마무리 질 것"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보건의료노조는 사측이 협상에 임하는 태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다시 반박하고 나섰다. 교섭을 시작하는 상견례에 대표자들이 나오지 않은 것은 교섭할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것이다.
보건의료노조 홍명옥 위원장은 "산별교섭의 시작을 알리고 서로간의 예를 갖추는 자리에 지난해 산별협약에 합의한 102개 병원 중 31개 병원의 대표자만이 참석한 것이 이치에 맞는 것이냐"며 "또한 병원을 대표하는 병원장이 참석한 단체는 10여곳도 되지 않는 것은 교섭할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결국 보건노조는 병원측의 의사를 보여달라며 정회를 요구했고 병원측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잠시 논란이 멎는듯 했으나 결국 갈등의 해결은 불가능했다.
속개된 교섭에서 사측이 "다음 교섭에는 반드시 사용자단체를 구성해오겠으니 사측을 믿고 기다려달라"고 요구하자 노조측이 "반드시 다음 교섭에는 이러한 문제로 싸우지 않기를 바란다"며 이를 받아들인 것.
결국 상견례는 마무리됐지만 갈등의 원인이 봉합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음 교섭시 또한번의 갈등은 피할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단체 구성을 위해서는 7개 특성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정관을 마련하고 대표자를 선출해야 하지만 불과 1주일 앞으로 다가온 다음 교섭까지 이 모든 일들이 이뤄지기는 현실적으로 힘들지 않겠냐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측이 과연 언제 사용자단체를 구성해 협상에 임할 수 있을지가 교섭타결의 시간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병원노사는 오는 5월 2일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제2차 협상을 시작하며 사용자단체가 구성될 경우 향후 협상은 해당 대표자의 병원에서 개최키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