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각종 건강정보를 얻는 시대가 도래했다. 환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병의 정보를 얻고, 방문할 병원을 고르며, 의사에게 질문하고 또 판단한다.
이같이 인터넷 건강정보에 대한 의사들의 생각은 어떨까? 환자입장에서 볼때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으나, 의사의 진료활동에는 부정적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서울대 간호대학 김정은 교수, 의대 성형외과학교실 김석화 교수는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지 최근호를 통해 인터넷 건강정보에 대한 의사 349명의 의견을 물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의사들은 일단 인터넷 건강정보가 환자 입장에서 볼때는 질병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고 진료의 질 향상과 치료 결과에 대해 긍정적인 측면이 미친다고 평가했다.
의사 35.5%(124명)가 인터넷 건강정보가 일반인에게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고, '긍정적이지 않다'는 의견은 22.6%(79명)이었다.
또한 인터넷 건강정보를 접한 환자는 건강문제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의사와 이야기하냐는 질문에 46.7%(164명)가 '그렇다', '매우 그렇다'고 대답한 반면 '그렇지 않다', '전혀 그렇지 않다'는 의견은 35.7%(90명)으로 다소 적었다.
하지만 의사들은 인터넷 건강정보의 정확성이나 적절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으며, 이들 정보가 의료비 지출을 증가시키며,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유도하며 진료시간을 길게 만든다고 생각했다.
53.8%(188명)가 건강정보를 접한 환자는 의사의 지시를 잘 따르지 않는다고 생각했으며, 57.9%(202명)는 인터넷 건강정보가 의료지출을 늘린다고 답했다.
또한 75.7%(264명)가 인터넷 건강정보가 불필요한 건강에 관한 걱정을 하게 만들며, 환자가 치료를 열심히 임하지 않게 한다는 의견도 34.4%(120명)에 이르렀다.
진료시간을 길게 만든다는 의견은 62.7%(219명),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유도한다는 의견은 45.3%(158명), 의사-환자 사이의 좋은 관계를 해친다는 의견은 37.9%(132명)가 동의했다.
이같은 인터넷 건강정보를 가지고 문의를 받은 경험은 89.1%(311명)가 가지고 있었으나, 그 비율은 진료한 환자의 20% 미만이 59.66%(208명)으로 높지 않았다. 또 의사의 64.5%(225명)이 인터넷을 바탕으로 한 환자의 이야기나 요구를 들어주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의사의 52.4%(183명)은 충분히 대화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김정은 교수는 "현재의 의료 환경에서 의사들이 환자를 위해서 충분한 시간을 할애함으로써 인터넷 건강정보의 긍정적인 측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의사-환자 관계에 대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의 모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