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심부전 환자에게 좌심실 보조장치를 삽입하여 수술이 성공한 사례가 발표돼 심부전 치료에 새로운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센터 전은석, 이영탁 교수팀은 지난 8월 8일 콕사키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전격성 심근염으로 입원한 이 모씨가 쇼크 상태의 응급상황이 발생해 좌심실 보조장치를 삽입하는 응급 수술을 시행해 현재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발표했다.
전격성 심근염이란 바이러스 감염 후 급성 심부전 및 심인성 쇼크가 발생하여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50% 이상 사망하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드물기는 하지만 감기 증상을 유발하는 콕사키 바이러스가 원인이 되어발생할 수 있다.
이번 삼성서울병원이 성공한 심실 보조장치 삽입 수술을 이용한 치료결과로 인공심장 이식이외 별다른 치료법이 없던 중증 심부전 환자에게도 일정 기간 동안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대안 치료법으로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환자는 입원 3일전 독감 증상을 보인뒤 가슴 통증과 어지러움을 느껴 병원 응급실을 찾게 되었고, 입원한지 6시간 만에 심장기능이 급격히 나빠져 강심제 등의 약물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 급성 심부전과 심인성 쇼크로 악화되었다.
환자의 심장운동이 저하되어 사망위험이 커지자 의료팀은 응급수술을 시행하기로 결정해 전신마취 후 환자의 가슴부위를 절개하여 좌심방과 대동맥에 인조혈관을 삽입하고, 좌심실 보조장치에 연결하여 환자의 심장 대신에 좌심실 보조장치를 통해 혈액을 전신에 순환시키는 응급수술을 3시간 여에 걸쳐 진행했다.
이후 5일간 좌심실 보조장치를 유지하고, 약물 투여 및 심장 기능의 회복정도를 관찰했고, 환자의 심장 기능이 회복된 후 좌심실 보조장치를 떼어내고 지속적인 약물 치료를 통해 환자를 정상 상태로 되돌려 놓았다.
좌심실 보조장치 수술을 통해 기능이 떨어진 좌측 심장 대신에 인공적으로 전신에 혈액을 순환시켜 심장근육의 부담을 경감시켜 심각한 심장기능 저하에 따른 사망을 방지하였고, 수술시 얻은 심방 조직 검사를 통해 콕사키 바이러스3가 심부전을 일으킨 주 원인임을 규명하여 학회에 보고했다.
이번 수술치료의 가장 큰 특징은 왼쪽 심장(좌심실)만을 쉬게 하여 인공심장 수술없이도 일시적인 심장기능 악화로 인한 사망을 방지할 수 있었던 것을 들 수 있다.
심장 중 좌심실, 좌심방이 있는 왼쪽 심장은 전신으로 피를 순환시키는 작업을 맡고 있어 혈압 및 심장운동 중 70%이상의 부하를 담당하고 있어 좌심실 기능을 심실 보조장치로 유지하여 전격성 심근염에 의한 사망을 방지하였다는 점이다.
이번 과정을 총괄한 전은석 교수는 "심장이식을 기다리는 말기 심부전 환자, 일정 기간 동안 심실 기능을 유지해 주면 사망을 예방할 수 있는 전격성 심부전 환자와 심근경색 후 급성 심부전 환자에게는 심실 보조 장치를 이용한 치료법이 대안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