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를 준비한 부산시 의사회 관계자들조차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지난 12일 새 집행부를 구성하고 첫 상임이사회를 연 지 불과 나흘만이었다. 행사 준비에 소요된 비용은 대관료 38만원을 포함해 불과 60만원 안팎.
그러나 회원 600여 명이 행사장을 가득 매웠으며, 집회 내내 격앙된 분위기가 행사장을 가득 채웠다. 손에 촛불을 붙여 들고 '아침이슬'을 부르는 회원들의 얼굴은 붉게 상기됐다.
28일 저녁 7시반, 부산시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부산시 의사회 대정부 궐기대회는 부산시 의사회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해 보이기에 충분한 자리였다.
김대헌 회장의 대회사에 이어 변영우 의협 부회장이 김재정 의협 회장의 격려사를 회원들에게 전달했고, 이원보 경남의사회장과 전수일 의장의 연대사가 이어지면서 분위기는 조금씩 고조되기 시작했다.
이어 행사장의 조명을 내리고 회장단을 중심으로 촛불을 점화한 후 다같이 민중가요 '아침이슬'을 부르는 회원들의 분위기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격앙돼, 구호를 외치는 목소리가 집회장을 가득 매웠다.
오희연 공보이사가 떨리는 목소리로 '사라진 개원이의 꿈'을 낭독할 때는 급기야 눈시울을 붉히는 회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행사는 수가 현실화와 건강보험과 의약분업 재평가 등 5개항의 대정부 성명서를 낭독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김홍식 총무이사는 "준비기간 나흘만에 불과 60만원 정도의 비용으로 이처럼 훌륭히 행사를 치뤄낸 것에 크게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부산시 의사회원들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대헌 회장은 "단지 회원들의 민의를 정확히 따른 것 뿐"이라면서 "의사협회나 다른 지역 의사회도 회원들의 뜻만 정확히 읽는다면 충분히 이런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오늘쯤 수가가 정부의 의도대로 결정될 것이 예견되고 있었기때문에 무리를 해서라도 행사 시점을 오늘로 맞췄다"면서 "부산 집회의 촛불들이 전국으로 의권투쟁의 불꽃을 퍼뜨리는 시발점이 되면 더 이상 바랄 나위가 없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