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료원이 로봇수술기를 도입한지 2년 만에 450례 시술을 돌파하는 등 로봇시술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타 의료기관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이 같은 여세를 몰아 올해 중 아시아 태평양 로봇수술 트레이닝센터를 설치, 아시아 로봇수술의 메카로 자리매김한다는 구상이다.
연세의료원은 로봇수술기 도입 2주년을 겸해 15일 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에서 ‘로봇수술’을 주제로 한 대규모 라이브 서저리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지훈상 연세의료원장을 포함해 세브란스병원 교수진과 전국 외과계열 전문의 등 3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특히 이날 심포지엄에는 연세의료원 교수들 외에 타 대학병원, 대형병원 전문의들이 200명 이상 참석, 로봇수술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반영했다.
또한 심포지엄 부대행사로 열린 로봇수술 체험실에는 심포지엄 시작 전부터 50여명이 신청, 직접 로봇수술기를 작동해보는 기회를 가졌다.
현재 연세의료원은 지난 2005년 7월 로봇수술기 ‘다빈치’1호를 도입한 이래 세브란스병원 3대, 영동세브란스병원 1대를 보유하고 있다.
로봇수술 건수는 지난해 12월 200례를 돌파했으며, 이로부터 7개월만에 최근 450례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수술 부위도 다변화되면서 전립선암 212례, 위암 88례, 대장암 47례, 부인암 30례, 식도암 12례, 심장질환 16례 등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로봇수술 도입 2년만에 400례를 돌파한 것은 우리보다 로봇수술을 먼저 시행한 미국의 여느 의료기관보다 실적 면에서 상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특정 과에서 탈피해 외과, 비뇨기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심장혈관외과 등 여러 과에서 사용한다는 점도 미국과 연세의료원이 다른 점이라는 게 의료원의 설명이다.
연세의료원은 "미국의 경우 대개 한 병원에 로봇이 도입되면 주로 특정 과에서 사용하는데 반해 세브란스병원은 여러 과가 서로 협조해 이용하는 것을 보고 제조사인 미국 다빈치사 관계자들도 놀라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롯수술 도입 초기 일부 의료진만 로봇수술을 활용했던 것과 달리 현재 집도의가 20여명으로 늘어나면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2~3건씩 풀가동하고 있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다빈치 로봇수술은 환자 몸에 3~5개의 구멍을 뚫고 수술용 카메라와 로봇 팔을 사람의 몸속에 집어넣고, 의사는 3차원 영상을 보면서 수술할 때와 같은 손동작을 하면 이 손놀림이 로봇팔로 그대로 전달되어 수술을 하는 장비이다.
연세의료원은 “위암과 대장암에서의 로봇수술은 세계적으로 가장 독보적이고 뛰어난 수술실적을 자랑하고 있으며, 과거 사례가 없었던 만큼 세계 의학사에 새로운 수술법과 수술기록을 남기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외과 형우진 교수는 지난달 홍콩에서 열린 국제학회에서 초고속인터넷망을 기반으로 세브란스병원에서의 위암 로봇수술을 원거리 라이브 서저리 시연해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연세의료원은 다빈치 수술이 성공적으로 정착됨에 따라 아시아권 로봇수술 교육기관으로 조만간 도약한다.
이미 연세의료원과 다빈치사는 최근 공동으로 아시아지역 로봇수술 교육기관을 세브란스병원에 설치하는 것에 대해 합의한 상태다.
세브란스병원이 로봇수술 트레이닝센터를 설치하면,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권에서 로봇수술기를 도입하는 의료기관은 미국으로 건너가지 않고도 국내에서 사전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를 통해 명실공히 로봇수술의 아시아허브병원으로 거듭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세의료원은 트레이닝센터에 로봇 수술연수센터, 복강경 수술 연수센터, 동물실험과 실습을 종합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종합연수센터 신설을 추진중이다.
로봇수술은 치료효과가 높고 부작용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는 반면 수술비용이 1천만원을 호가해 환자들의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단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