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허가 기관인 식약청 국감일의 단골손님인 제약사 직원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화제가 되고 있다.
22일 열린 식약청 국감장에는 식약청 직원과 국회의원 보좌관 및 언론사 취재진이 운집했을 뿐 제약사 관계자는 2~3명에 불과했다
예년 같으면 국감 시작 전부터 많은 제약사 홍보팀이 진을 치고 국회의원 별 보도자료와 질의내용을 확인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 국감에서는 제약사 직원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
국감장에서 만난 한 제약사 홍보팀장은 “작년만 하더라도 국내 제약사 상당수가 국감장에서 정보싸움을 벌였는데 오늘은 거의 없는 것 같다”고 전하고 “올해 국감에는 특별한 이슈가 없으니까 제약사들의 관심이 떠난 것으로 보인다”며 동종업계가 느낀 올해 국감의 시각을 내비쳤다.
한마디로 올해 식약청 국감은 제약업계와 무관한 토론장이라는 의미이다.
이미 국내 제약사 상당수는 국감 전부터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실을 방문하며 올해 식약청 국감의 질의내용과 이슈를 파악하고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이번 국감에서 국회의원들은 의약품과 관련, 오남용 방지 예방을 위한 DUR 확대 구축과 임상시험의 허술한 체계, 생동성 재평가, 신약허가 기간 단축 등 포괄적인 내용이 주를 이뤘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국회의원 상당수가 대선 문제에 집중하고 있어 식약청의 세밀한 자료를 점검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혹시나 해서 왔는데 역시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해 오후 9시를 넘긴 국감이 이번에는 일찍 끝날 것으로 보이다”고 허탈해했다.
이윤을 추구하는 제약업체의 입장에서 국감의 관심은 특정 제약사나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나 껄끄러운 문제점을 어느 의원이 얼마나 정확하게 깊숙이 제기하느냐는 것이다.
오히려 한 국회의원은 “모 제약사의 생약제 항암주사 허가가 5년 이상 지연돼 해당 업체가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천연물 신약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면 식약청장이 이를 조속히 해결해 달라”며 제약사의 민원을 그대로 반영한 과거와 다른 진풍경을 연출했다.
이와 관련 제약사 관계자는 “식약청 국감보다 이번주로 예정된 공정위 발표에 제약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하고 “지난해와 같이 생동성 문제가 제기되는 것도 아니고 특정 제약사 문제가 제기된 것도 없고..”라며 안도감과 더불어 올해 식약청 국감의 식상함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