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과 병협의 수가협상이 점입가경이다. 건정심에서 표결을 모면하고 공을 제도개선소위로 넘겼지만 가입자쪽 공세가 예사롭지 않아서다.
의협과 병협은 29일 건정심 제도개선소위 2차 회의에서 가입자 단체 대표와 원하는 수가인상안을 주고받았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렸다. 의협은 6.9%, 병협은 당초 요구안(4.4%)에서 한발 물러서 3% 인상안을 제시한 반면 가입자 쪽은 1.29%와 0.45%를 제시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가입자 쪽에서 제시한 인상안은 공단이 제시한 인상률보다 무려 1% 낮다.
이에 제도개선소위는 의견차가 워낙 커 쉽게 접근이 어렵다고 보고 의·병협 가입자 공익단체 소그룹에서 의견차를 좁혀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소위 협상 시한인 9일까지 타결점을 찾을지는 미지수다.
이 자리에서 의협과 병협은 자체 연구결과를 토대로 산출한 최소한의 인상안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반면 가입자 쪽은 건강보험 재정 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데다 건보공단 연구결과 수가인상률이 마이너스로 산출됐다는 점을 들어 수용할 수 없다고 맞받았다.
의협 전철수 보험이사는 "지난 한달간 공단과 논의한 결과를 바탕으로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이 중재기구로서 건정심의 역할인데, 다 무시하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자는 것은 협상을 하지 말자는 얘기와 같다"며 "현행 건강보험법이 공급자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점을 악용한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난했다.
가입자 대표인 김진현 교수는 "공단과의 수가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에 원점에서 논의하는 것이 맞다. 공단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마이너스나 동결 얘기가 나왔다. 실제 급여지출이 많이 늘고 비용 상승도 있어 인하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첫 유형별 협상이라는 점을 고려해 전향적으로 공단 제시안에서 1%씩만 조정하기로 한 것"이라며 "입장차가 워낙 커 당분간 논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1일 열리는 제도개선소위 3차 회의에서는 보험료 조정과 보장성강화 부분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진다.
특히 그간 논란을 빚어왔던 입원환자 식대급여화와 만6세 미만 소아 본인부담 경감에 따른 재정 과다지출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보여 향후 소위의 아젠다로 채택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