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은 보건복지부가 권위주의적 권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청렴성과 능력을 갖추지 않았고, 의사집단을 배려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복지부가 보건의료정책을 펼 때 공익적 노력과 함께 의료전문가집단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화여대 사회과학연구소 양건모 상임연구원과 이대 의학전문대학원 이선희(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최근 보건행정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보건복지부에 대한 의사·약사의 신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보건복지부에 대한 의사와 약사의 신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규명하고, 신뢰 제고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2005년 의사 1500명, 약사 1000명에게 설문지를 배포했으며, 이중 의사 343부, 약사 418부를 회수해 0~10점 척도로 분석했다.
우선 의사들의 신뢰성향은 남자가 6.42점, 여자가 5.86점으로 나타났다.
신뢰성향이란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직하고, 신뢰할만하다고 생각하는 등의 심리상태를 측정하는 기법이며, 5점 안팎이 대체적인 것으로 알려져 의사들의 신뢰성향이 일반인보다 높았다.
신뢰성향이 높은 의사들은 보건복지부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조사결과 복지부가 권위주의 권력이라는 응답은 남자가 6.81점, 여자가 6.31점으로 높게 나왔다.
이와 함께 의사들은 보건복지부의 청렴성에 대해 남자가 3.89점, 여자가 3.97점을 줬으며, 능력에 대해서도 남자가 3.88점, 여자가 3.79점을 매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의사에 대한 복지부의 배려를 묻자 남자가 2.62점, 여자가 2.81점으로 매우 낮았다.
다시 말해 의사들은 신뢰성향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복지부를 권위주의 권력이며, 청렴성과 능력, 무엇보다 배려가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약사들은 의사들보다 상대적으로 후한 평가를 내렸다.
약사들의 신뢰성향은 남자가 6.57점, 여자가 6.33점으로 의사들과 비슷했다.
그러나 복지부가 권위주의 권력이냐는 척도에서는 남 5.59점, 여 4.94점이었으며 △청렴성 남 5.76점, 여 4.84점 △능력 남 5.65점, 여 4.79점 △배려 남 4.66점, 여 3.86점이었다.
의사는 ‘배려’가, 약사는 ‘능력’이 복지부 신뢰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양건모 상임연구원은 “보건복지부가 의사와 약사의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상대 집단의 입장을 이해하고 의사소통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양 연구원은 “보건복지부의 권력행사 과정을 민주적 형태로 변화시키고, 실제적인 업무수행 능력을 제고해 정책적 신뢰를 도모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선희 교수 역시 “복지부의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전문가집단의 협력을 얻기 위해서는 권위주의적 권력 행사를 지양하고 민주적으로 의견을 수렴해야 하며, 보건의료정책을 펼 때 공익적인 노력과 함께 특정적인 이해를 정책에 반영하려는 노력이 요청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