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가 최근 수가협상, 대선 후보자 초청 토론회 등 의료현안과 관련해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개원가에서 집행부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27일 개원가에 따르면 수가계약 체결에 대한 실망감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대선을 앞두고 의료계의 목소리마저 적극적으로 내지 못하자 집행부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앞서 의협이 야심차게 준비했던 대선후보 초청 강연회는 이명박 후보는 불참해 개최전부터 김빠진 토론회가 된 반면 몇일 전 약사회 주최로 열린 약사대회에는 대선 후보들이 대거 참석해 의약 관련 공약을 쏟아내는 등 성과를 거두자 이같은 여론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일부 강성회원들은 궐기대회를 통해 의료계의 목소리를 낼 것을 촉구하고 있다.
A내과의원 김모 원장은 "대선을 앞두고 있고 최근 수가협상도 있던터라 우리의 목소리를 내고 불만을 드러낼수 있는 적기"라며 "이번 기회에 집회를 통해 의료계의 주장을 정부와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B이비인후과의원 이모 원장은 의협 집행부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며 "집행부가 의협에 들어온 이후 성사해낸 일이 뭐가 있느냐"고 꼬집으며 "선출 당시 의료계의 목소리를 강력히 어필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지지했는데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의료계 "목소리내자" 찬성…집회는 "글쎄"
그러나 상당수 회원들은 궐기대회에 대해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의료법 등 중대한 현안이 있을때도 궐기대회를 해봤지만 당시 긍정적인 반응보다는 의사가 환자의 진료를 소홀히했다는 부정적인 인상만 남겼다는 지적이다.
관악구 C산부인과 김모 원장은 "만약 궐기대회 등 집회를 개최한다고 해도 여기에 참석하는 회원들은 20~30%안팎에 불과하는 수준일 것"이라며 "집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부와 대화, 설득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어 "현재 집행부는 정부정책에 대해 명분쌓기식의 성명서를 내고 거부한다는 입장을 발표하는 것 외에 하고 있는 일이 없다"며 "지금이라도 당장 복지부와의 대화에 나서 대책을 찾아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D피부과의원 박모 원장은 "얼마 전 오후 휴진을 하고 집회를 개최했을 때에도 여론을 형성하기보다는 의사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 심어줬다"며 "차라리 일종의 의사대회와 같은 행사를 여는 것이 큰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가정의학과의원 이모 원장 또한 "정작 집회에 대해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는 회원이 상당수로 의협 집행부는 집회 개최에 부담을 느껴 섣불리 개최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집회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