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시장에도 의료기관간 M&A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각 의료기관들의 회계투명성이 요구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9일 메디파트너 주최로 열린 MSO경영세미나에서 엘리오&컴패니 권중목 회계사는 "이제 우리나라도 의료기관들간의 M&A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건전한 M&A는 성장병원에게는 동력을 제공하고 경영이 악화된 병원에게는 다른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성장을 원하는 병원의 경우 병원을 신축하는 것보다 기존의 병원을인수, 합병하는 것이 용이하고, 경영이 악화된 병원 입장에서도 그나마 생존가능성이 있을 때 매각을 통한 재생가능성을 제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M&A는 긍정적이라는 주장이다.
"의료시장 M&A 추세 이미 도래했다"
권 회계사가 이처럼 의료기관의 M&A를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중소병원 및 공공병원의 경영악화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요즘 어렵다고 하는 제조업의 경우 도산율이 2%에 그치는 반면 중소병원의 도산율은 10%에 이른다"며 "중소병원의 경영악화는 더이상 좌시할 수 없는 상태"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외국병원들의 국내 진출은 코앞으로 다가왔고, 전문병원의 약진과 국내 대형병원들의 새병원 건립 및 병상확대는 결국 중소병원 및 공공병원의 경영난을 더욱 심각하게 할 것이며 이같은 추세는 의료기관들의 M&A를 불가피하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독일의 경우에도 오랜 역사를 지닌 2개의 국립대병원이 최근 민영화됐으며 우리나라도 일부 공공의료기관이 민간의료기관에 위탁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머지않아 병원들은 적극적으로 민영화 혹은 통폐합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의 볼티모어 시립병원을 예로 들며 "연평균 700만불의 적자에 허덕이던 병원이 존스홉킨스 베이뷰센터가 인수한 이후 바로 다음해 흑자로 돌아섰다"며 "지금은 흑자를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볼티모어 지역의 최고 병원이라는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M&A에 앞서 회계투명성 확보 중요해"
또한 권 회계사는 의료기관들이 M&A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먼저 회계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기관들은 세무신고시 실제 매출보다 적게 신고하고 직원에게 실제 지급한 급여보다 적게 신고하고 있으며 지출한 비용에 대한 기록이 누락돼 있다"며 "이런 요소들이 의료기관의 경영성과 측정을 어렵게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전문의별, 연도별로 성과를 정확히 집계하는 정보시스템 구축 ▲실제 지급한 급여와 재료비 관리 ▲무증빙거래 금지 및 거래대금 지급내역 양성화 등을 제시했다.
또 "97년 외환위기 당시에도 외국인들의 투자 유치를 적극 추진했지만 외국인들은 한국 기업의 회계투명성 확보를 요구했었다"며 "의료기관도 마찬가지로 병원의 가치를 정확히 평가받으려면 회계 투명성부터 확보해야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