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2개월만에 병상가동률을 90%이상으로 끌어올리며 쾌속질주를 하고 있는 삼성암센터. 부러울 것이 없을 것 같은 삼성암센터지만 이들도 난제를 붙들고 고민을 지속하고 있다.
"효율적인 진료를 위한 협진과 사기진작을 위한 진료실적별 성과급. 이를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얻뜻 듣기에도 쉬운 문제는 아니다. 환자만족도와 치료효율을 위해서 협진시스템은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고, 의료진들의 사기를 위해서는 성과급제 또한 버릴 수 없는 부분이다.
11일 삼성암센터의 한 교수는 "사실 개념적으로 보면 이 두가지 시스템은 부딪히는 부분이 많다"며 "진료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는 인센티브제를 유지해서는 진료과별로 긴밀한 협조가 필요한 협진을 이뤄내기는 상당히 힘든 부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만약 8명의 교수들이 모여 한 환자를 치료한다면 과연 누구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해야 하는지 논란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가 최초로 내원한 진료과에 인센티브를 주어야 하는지, 수술을 집도한 의사에게 주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사실상 객관성을 갖기 힘든 부분이다.
또한 만약 이러한 인센티브제가 활성화될 경우 진료과간에 마찰도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서로 자신의 진료과에서 환자를 치료하기를 바랄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K대병원의 한 교수는 "협진시스템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모든 진료과 교수들이 환자를 위하는 마음 하나로만 뭉칠 수 있어야 한다"며 "각자의 이익과 욕심을 모두 버려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로 이것이 많은 병원들이 협진시스템을 도입했다가 실패한 이유"라며 "삼성암센터도 이같은 난제를 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암센터의 고민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협진시스템이 우선돼야 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지만 진료실적별 인센티브제를 원하는 의견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암센터가 개원당시 협진시스템을 대대적으로 홍보하자 결국 인센티브제는 완전히 백지화 될 것이라는 풍문도 병원계에 심심치 않게 돌았었다.
하지만 삼성암센터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암센터 심영목 센터장은 "막연한 개념상으로 보자면 협진과 인센티브제가 일정부분 상충되다는 것을 부정하기는 힘들다"며 "하지만 협진으로 인한 성과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마찰을 피해갈 수 있는 부분도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협진과 인센티브가 상충되는 것은 현재 인센티브제도가 시술건수나 진료건수를 척도로 삼고 있기 때문"이라며 "약간만 발상을 전환한다면 충분히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좋은 제도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협진으로 우수한 진료모델을 만들어낸다면 이 또한 인센티브를 받아 마땅한 성과라는 것이 심 센터장의 의견인 것.
이는 삼성의료원의 복안과 일치한다.
삼성서울병원 송재훈 기획조정실장은 "진료실적별로 성과급을 주는 것이 바람직한 부분인가에 대해 오랜 기간 논의를 지속해왔다"며 "더욱이 암센터를 중심으로 협진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시점에서 고심되는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암센터가 협진시스템이라는 중요한 도전을 하고 있다는 점이고 그 목표와 미래향은 삼성의료원 구성원 모두가 공유하고 동의한 것"이라며 "인센티브제도 때문에 협진시스템이 영향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바람직한 진료모델을 만든다는 목표로 협진시스템을 도입한 만큼 이 목표를 이룰때까지 모든 역량을 이곳에 집중한다는 것이 삼성의료원의 의지인 셈이다.
심영목 센터장은 "수술 잘하는 팀이라고 좋은 팀이고 환자 많이 보는 의사가 좋은 의사이던 시대는 이미 지나가고 있다"며 "이제는 병원의 모든 구성원들이 각자의 능력을 십분 발휘해 환자를 케어하는 통합진료시대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결국 이러한 진료시스템을 갖춘 병원만이 생존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삼성암센터의 인센티브제도는 이러한 경향에 맞춘 새로운 개념의 인센티브제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병원계 최초로 센터별 협진진료시스템을 구축한 삼성암센터, 과연 삼성암센터가 이에 걸맞는 인센티브제도를 정착시켜 국내 병원 경영의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병원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